<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
류승완 감독 작품. '도시무협'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영화. 이미 십년 전에 이런 멋진 영화를 만들었으니 오늘날의 '베테랑' 류승완 감독이 있지 않을까. '액션 키드' 류승완 감독 답게 이 영화에서도 멋진 액션이 돋보인다. 물론 이때는 와이어 액션이 약간 서툰 흔적이 보인다.
무술감독 정두홍이 중요한 배역으로 나오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짝패'에서도 류승완, 정두홍 두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와 기가 막힌 액션을 보였으니, 류승완과 정두홍은 감독과 무술감독으로만 아니라 마치 '의형제'처럼 잘 어울린다.
류승완 감독의 동생이지만 류승범은 좋은 배우다. 류승완 감독이 영화에 쓸 동네 양아치를 구하려다 집에 들어와 보니, 거기에 양아치 한 마리가 뒹굴고 있었다는 웃기는 얘기도 있지만, 류승범은 배우의 자질을 상당히 타고난 면이 보인다.
마루치, 아라치, 신선, 비급, 전설, 신화, 봉인 등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현대를 배경으로 다시 풀어내는 방식도 좋았고, 그것도 무협이라는 장르로 만든 것은 신선한 발상이었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도시에 사는 무수한 능력자들은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살아간다.
그들은 생활 속에서 터득한 기예를 쓰면서 살아가는데, 그게 바로 '생활의 달인'들이다. 그들 가운데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은 수백 년을 살아오는 신선들이 있고, 그 신선들은 또 다른 한 명의 신선이자 거대한 힘의 원천을 봉인한 채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삶이 신나고 즐거운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짧은 순간이고, 많은 부분 걱정과 근심과 고민과 갈등으로 살아간다. 한 평생을 멋지게 살아가고 싶고 또 오래 살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망이다.
신선은 오래 살고, 뛰어난 능력을 가진 반신반인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신선'을 선망한다. 이룰 수 없는 꿈인 줄 알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편하게 꿈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의문을 조금 확대하면 우리가 믿고 따르는 '신'의 존재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의 몸으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존재가 된다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사람이 더러 있다. 마루치와 아라치는 그런 존재를 상징한다. 게다가 정의롭고 의협심이 강하며, 악과 싸우는 존재라는 점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꿈꾸던 존재이기도 하다.
평범하다 못해 조금 못나 보이기까지 한 경찰 류승범이 마루치의 자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 신선들은 그의 감추어진 봉인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류승범은 조금 다른 생각으로 무술을 배운다. 흑운과의 대결은 류승완 액션의 탁월함을 잘 보여주는데, 중국의 액션과는 다른 '한국형 액션'이라는 점에서 무협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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