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감독판. 3시간짜리 영화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처음 개봉한 영화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고, 이야기의 흐름도 매끄럽다. 이미 먼저 개봉한 일반판을 본 상태여서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치 새로운 영화를 보는 듯 재미있었다.
정치권력, 재벌의 돈, 언론의 여론몰이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뭉치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한국의 사회현실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고 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 영화가 '픽션'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한국에는 이렇게 정의로운 검사가 없다는 점에서 '픽션'이고 '환타지'이며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말이 맞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진짜 범죄자들이 누구인가를 알게 하는데는 도움이 된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캐릭터는 역시 언론인 이강희 주필이다. 그의 논설은 구체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정치인을 만들고, 국회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며, 노동조합을 박살내고, 사회의 기득권자, 자본가, 권력을 가진 자들을 보호하며, 노동자, 농민, 서민을 노예로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바로 언론이고, 그래서 언론을 망가뜨리고, 매수해서 권력의 노예로 만드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한다.
지금 한국에서 '언론'의 역할을 하는 언론기관이 있을까 반문한다. 소수의 독립언론과 JTBC뉴스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소위 주류언론으로 분류되는 공영방송과 공중파 방송의 언론은 이미 권력의 노예가 되었고, 신문도 마찬가지다.
언론인 이강희는 연필을 무기로 휘두르지만, 자본가는 자신의 하수인을 시켜 직접적인 폭력을 사용한다. 자본은 경쟁을 용납하지 않으며, 모든 문제 해결은 폭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조폭 안상구의 팔목을 자른 것도 자본(가)이다. 물론 언론인 이강희가 뒤에서 사주를 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재벌 자본가는 조폭 양아치 하나쯤은 가볍게 죽일 수 있는 존재다.
안상구와 우장훈의 연합은 우리사회의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범죄자를 잡는 검사가 조폭과 손을 잡고 사회의 기득권 세력의 범죄를 드러낸다는 설정은 이 사회의 기득권 세력이 얼마나 강고한가를 말하는 것이고, 범죄자의 힘을 빌릴 만큼 기득권 세력의 범죄행위가 심각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분명 영화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이 사회가 얼마나 썪었는지, 기득권 세력이 얼마나 악랄하고 잔인하며 이기적인 놈들인지 잘 알게 된다. 별 세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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