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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양평여행을 하다

정배리 정월대보름 한마당

by 똥이아빠 2016.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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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배리 정월대보름 한마당


정월대보름은 내일이지만, 우리 마을에서는 어제(20일, 토요일) 행사를 치렀다. 정월대보름은 시골마을에서 한 해의 여러 행사 가운데 가장 큰 행사이자, 중요한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는 이장을 포함해 마을 운영진이 모두 바뀐 상태여서, 새해부터 정신 없이 일거리가 닥친 형국이었다. 나도 마을 총무가 되어 마을 일에 빠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대보름 행사를 위해 여러 번의 회의를 하고, 준비를 했지만 행사 당일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들이 많이 보였고, 운영도 미숙했다.


지난 해에도 대보름 행사를 했는데, 전 이장은 다양한 이벤트와 예술가들을 초빙해 볼거리도 많이 만들었었다. 올해는 예산도 절약하고, 가능하면 알뜰하고 내실 있게 치르자는 의견이 많아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을 했다.

그동안 대보름 행사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께 드리는 각종 선물을 마련하는 비용이 만만찮았는데, 그 선물을 모두 밖에서 구입해 왔다. 올해는 1등, 2등 선물만 구입을 하고 나머지는 마을 주민이 직접 농사를 짓거나 직접 만든 물건을 구입했다. 이렇게 되면 마을기금이 주민들에게 옮겨가는 것으로, 주민들의 소득에 도움이 된다.


또한 마을주민들의 자발적 협찬을 유도했는데, 나부터 솔선수범해서 몇 가지 물건을 내놓았고, 이웃들도 기꺼이 협찬을 많이 해주셔서 올해 정월대보름은 뜻깊은 행사가 되었다.

올해 들어온 협찬 물품은 홍미(붉은쌀), 은행, 직접 만든 조청, 핸드메이드 천연비누, 매실발효액,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책, 복분자 술, 초콜릿 시럽, 핸드메이드 천연가죽 제품 등 다양했는데, 특히 마을주민 가운데 직접 물건을 만드는 분들이 여럿 있어서 그분들이 만든 물건을 협찬 받아 주민들께 선물로 드리게 된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



대보름 행사 전날에는 마을 임원들과 청년들이 산에서 나무를 잘라 달집을 만들었고, 부녀회에서는 잔치 음식을 준비했다.

행사 당일인 토요일에는 마을회관 앞에 윷놀이 준비를 하고, 부속 행사로 투호, 원반던지기, 제기차기, 골프퍼팅 등 작지만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을 마련했다.

협찬으로 들어온 선물과 마을에서 구입한 선물이 푸짐해서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상으로 기념품을 받았고, 중간에도 추첨행사를 해서 많은 분들께 선물을 나눠드렸다.



마을회관 앞에서는 점심 식사와 함께 숯불을 피워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웠는데, 구이용으로 50근을 준비한 것이 모두 동이 났다. 나도 고기를 열심히 구워서 밤늦게 집에 돌아와서도 옷과 머리, 몸에서 숯불냄새가 났다.

오후4시쯤 낮 행사가 모두 끝나고, 달집태우기 행사를 준비한 다음, 저녁에는 마을 앞 밭에서 달집태우기 행사를 했다. 먼저 노래자랑 시간으로 누구나 나와서 노래를 부르면 상품을 드렸다. 날씨가 조금 쌀쌀했지만 달집 한쪽에서는 부녀회에서 따뜻한 어묵과 부침개를 부치고 막걸리와 소주도 곁들었다.



달집태우기는 만반의 준비를 갖춘 서종소방서의 소방차까지 대기한 상태에서 모두 열 명의 어르신과 어린이가 짝을 지어 달집에 불을 붙이는 것으로 시작했다.

달집은 활활 타올랐고, 모두들 타오르는 달집과 떠오른 달을 보면 한 해의 소원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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