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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일본영화

크리피 : 일가족 연쇄 실종사건

by 똥이아빠 2016.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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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리피 : 일가족 연쇄 실종사건

영화 정보를 찾아보니 일본의 미스터리문학상을 받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 되었다. 
주인공은 전직 형사로 범죄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는데, 6년 전 발생한 미스테리 사건을 다시 추적하면서 자신에게도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 이웃들에게 인사를 하러 다니지만, 사람들은 이웃이라해도 거의 교류가 없어서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 이웃에 사는 남자 니시노의 태도가 불안정하고 기이한 것이 불쾌함과 함께 공포를 느끼게 한다.
가족 사이를 파고 들어 서로를 이간질하고, 간격을 벌린 다음 그 틈새로 잠입해 집을 차지하고, 가족을 노예로 삼는 싸이코패스의 행동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괴하지만 근거는 미약하다.
주인공 다카쿠라와 그의 아내는 평범하면서도 다정한 부부지만 아이가 없고, 아이가 있는 집에 침투한 싸이코패스 니시노는 아이만 살려두고 그의 부모들은 모두 죽이거나 약물중독자로 만들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못하게 만든다.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내용이지만, 중요한 것은,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의 인간관계가 소외되어 있음을 강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원작 소설은 어떨지 모르지만, 영화에서는 싸이코패스인 니시노에게 복종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니시노는 사람의 감정에서 헛점을 파고드는 능력이 있고, 그것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을 깨뜨리고, 불신을 조장하며, 그 틈새에서 자신에게 의지하도록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렇다해도, 싸이코패스인 니시노에게 조종당하는 과정에서 약물에 의해 정상적인 사고력과 판단능력이 상실되고, 가족을 죽이는데 아무런 죄의식이 없게 된다는 것, 약물에 중독되었어도 미약하나마 니시노에게 저항하는 장면, 특히 나이가 어리지만 중학생인 청소년이 부모의 죽음을 무심히 지켜보고, 침입자인 니시노를 아빠라고 부르며 함께 사는 것 등은 판단에 혼란을 일으키는 장면들이었다.

이런 내용의 영화는 역시 일본이 아니면 만들기 어려운 내용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엽기적이고 불안정한 상황이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일본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일본은 매우 개방적인 사회인 듯 하지만, 사실은 출구가 없는 우물 같은 사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의 공포영화들을 보면, 탈출구가 없는 폐쇄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도 헤어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인물들의 심리상태는 폐소공포를 느끼는 상태와 동일하다. 물리적으로는 자유롭지만, 심리적으로 억압되어 있거나, 의타적인 상태에 놓여 있고, 그것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강렬한 구속감이 있다면, 노예의 상태와 다를 바 없다.
인간이 노예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은 물리적 폭력을 제외하면 심리적 구속이 있는데, 이는 당하는 사람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하고, 독립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상태 즉 외부적으로는 약물이나 최면 등 다른 사람의 영향력이 작동할 때이고, 내부적으로는 주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주체성이 약한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수의 권력과 자본이 다수의 국민을 함부로 대하고, 국가예산을 극소수의 이익집단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숫자는 많지만, 어리석은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하물며 작은 단위의 가정과 그 이웃들에서 어리석은 사람들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고, 싸이코패스는 이런 틈새를 예리하게 파고드는 능력이 있다. 이 말은, 선량하지만 어리석은 대중들 사이를 파고 드는 권력이 곧 싸이코패스와 같다는 뜻이다. 싸이코패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한 사람, 한 사람이 똑똑하고 주체적이며 독립적인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영화는 결말이 조금 심심하지만, 과정에서 충분히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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