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일본영화

<영화> 紙の月(종이달)

by 똥이아빠 2015. 10. 18.
728x90



<영화> 紙の月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 싸이코패스가 될 수 있는가? 이 영화는 '동정심'의 왜곡이 '싸이코패스'로 변질되는 한 인간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이런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금융기관에서 고객의 돈을 횡령한 사건을 아주 많기 때문에,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동기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추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자주인공 '리카'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여성이고, 역시 평범한 남성과 결혼한 주부였다. 하지만 그가 은행에서 일하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월급을 타거나 보너스를 받으면 그 돈으로 남편이 좋아할 만한 물건을 선물한다. 자기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행위를 통해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유형의 인물이다. 
사람은 누구나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더 기분 좋고, 행복하게 생각하지만 정도가 지나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동정심'이나 '연민'은 보통 타인을 향하는 감정이지만, 그 뿌리는 사실 자기 자신인 것이다.
즉, 리카의 경우, 어려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다고는 해도 그녀가 부모와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는지는 알 수 없다. 남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소망은 즉, 다른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욕망의 발현인 것이다.
리카의 삶이 정상이 아니라는 증거는 곳곳에 있다. 그는 남편이 있지만 대학생과 교제를 시작하고, 대학생 애인의 학비를 대주기 위해 고객의 돈을 횡령한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횡령은 전문적이고 조직적이며 치밀한 계획을 통해 지속된다.
이 과정에서 리카는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남편에게 거짓말을 하고, 대학생 애인의 거짓말을 애써 믿으려 하지 않으며, 오로지 자기가 좋아하는 일-돈을 횡령하고, 그 돈으로 대학생 애인과 비싼 호텔에서 묵거나 따로 살림을 차리거나, 비싼 자동차를 사거나, 애인에게 고급한 물건을 선물하는 따위-만 한다.
즉, 리카는 거액을 횡령하지만 자신을 위해 돈을 쓰지는 않는다. 그런 면에서 리카는 철저하게 타인에게 종속되는 기형적 싸이코패스의 유형이다.
리카는 범죄가 들통한 다음, 자기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변명을 하는데, 자신의 삶이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삶이 있지만, 그런 삶을 실제로 사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리카가 원하는 '진짜' 삶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가 살고 있었던 삶은 결코 자기가 원하던 내용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즉 평범한 가정주부로 오손도손,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을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뿐만아니라, 리카는 자기가 생각하는 '진짜' 삶이 어떤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현실을 부정하고 싶기 때문에, 현실이 '가짜'라고 생각할 뿐인데, 그것은 철저한 자기도피이자 변명이고 합리화에 불과하다. 즉,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싸이코패스의 태도와 똑같은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유체이탈 화법을 쓰는 사람들은 대개 리카와 같은 반사회적 싸이코패스라고 보면 된다. 별 세 개 반.
--------------
평화롭지만 조금은 지루한 일상을 살고 있던 평범한 주부 ‘리카’. 파트 타임으로 일하던 은행의 계약직 사원이 된 ‘리카’는 미모와 다정한 성품으로 고객들의 신임을 얻게 되자 점점 자신감을 되찾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외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백화점을 들르게 된 ‘리카’는 판매원의 설득에 계획에 없던 화장품을 구매한다. 가지고 있던 돈이 부족했던 ‘리카’는 고객의 예금에서 1만엔을 꺼내 충당하고 백화점을 나서자 마자, 바로 은행을 찾아 그 돈을 채워 놓는다. 하지만 이는 그녀의 일상에 작은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한편, 까다로운 고객의 손자인 대학생 ‘코타’와 인사를 나누게 된 ‘리카’. 학비가 없어 휴학할 위기에 처한 그를 안타깝게 생각한 ‘리카’는 도움을 주기 위해 또 한번 고객의 예금에 손을 댄다. 그 이후, 점점 그녀의 삶은 돌이킬 수 없이 어긋나버리고 마는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