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쇠파리
지금까지 밝혀진 다단계 사기사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사건으로 알려진 조희팔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다단계 사기가 어떤 방식으로 벌어지는지 보여주기는 하지만, 실제 일어난 사건보다 오히려 규모나 실체가 허술하고 작고 보인다. 조희팔이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의 전모는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고, 조희팔은 중국으로 밀항해 그곳에서 죽었다고 알려졌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조희팔이 폰지사기를 치면서 끌어모은 돈은 약 5조원이라고 하는데, 이 돈으로 경찰, 검찰, 정치권 등 권력이 있는 곳에 집중 로비를 했고,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도운 것이 해양경찰이라는 의혹 보도가 있었다. 이 영화는 마치 사건이 해결된 것처럼 마지막 장면을 처리했고, 조희팔로 보이는 사기집단의 두목이 베트남에서 잡히는 것으로 그려졌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밝힌 영화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결말을 마치 해결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이 영화를 대체 왜 만들었을까? 곰곰히 따져보면 의심할 만한 구석이 많다. 다단계 폰지사기 수법으로 전국에서 5조원의 돈을 사기 친 범죄집단의 전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영화부터 나왔다. 그것도 범죄가 해결된 것처럼 보이면서. 정상적인 방식이라면 의혹을 쫓아가면서 해결되지 못한 부분에 집중하고, 범죄의 악랄함을 강조하고, 조희팔이 중국에서 죽었다는 소문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실제로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조희팔의 사망설을 추적하면서 그것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에 더 중점을 두었다.
이 영화는 그래서 적절치 않다. 영화의 만듦새도 수준이 낮은데, 거기다 결말까지 이상하게 만들어서 이 영화가 피해자를 위한 영화인지, 아니면 범죄집단을 위한 영화인지 알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이 영화를 처음부터 '실화' 영화라고 말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실화임을 밝히고, 자막에도 조희팔 사건으로 입은 피해금액이 5조원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라면, 상식적으로 영화가 개관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찝찝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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