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아이캔스피크

by 똥이아빠 2017. 9. 24.
728x90


[영화] 아이캔스피크

일본군 성노예 여성 문제를 다룬 영화. 흔히 '일본군 위안부'라고도 하고 '위안부'라는 단어를 많이 쓰지만 가장 정학한 표현은 '일본군 성노예'다. 매우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밝고 재미있다. 그렇다고 무거운 내용을 희화하지도 않는다. 정면으로 돌파하되 그 과정은 재미있게 다루려는 감독의 의도가 보인다.
자신이 과거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었다는 사실을 숨기며 살아온 옥분은 시장에서 옷수선을 하며 살아간다. 그녀는 시장 안에서 벌어지는 온갖 시시콜콜한 일들을 구청에 신고하는 '프로신고러'로 활동하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구청 공무원들은 그녀가 나타나기만 하면 모두 딴전을 피울 정도이고, 그녀를 상대하는 전담 공무원이 있을 정도다.
그런 그녀와 새로 전근 온 공무원 민재가 만나게 되고, 원칙주의자인 민재는 수천 건의 민원을 넣어 공무원을 괴롭히는 옥분을 상대로 원칙을 지키려 한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계기는 민재가 영어를 매우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된 옥분이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는 데서 시작되는데, 영어를 배워야 할 중요한 이유는 말하지 않고, 동생이 미국에 산다는 것으로 얼버무린다.
옥분이 기거하는 재래시장이 재개발될 상황에 놓이고, 시장 상인들이 가게에서 쫓겨날 처지가 되자 옥분은 구청을 찾아와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공무원들은 이미 개발업자의 입장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민재가 이 사실을 알고 대안을 제시하고, 민재의 고등학생 동생이 옥분의 가게에서 맛있는 '집밥'을 얻어먹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민재는 옥분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영어를 잘 하는 옥분의 친구 정심은 미하원에서 진행하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증언에 나서기로 했지만 치매로 인해 어렵게 되고,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는 단체에서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옥분은 자신의 정체를 끝까지 감추려 했지만, 정심의 상태를 보고 마침내 자신이 증언할 것을 결심한다.
영화는 가볍게 시작해서 감동으로 끝나고, 그 과정에서 소소하게 웃기고 울리는 장면들을 만들어 낸다. 옥분 역을 하는 나문희 씨의 연기도 좋고, 조연들로 출연하는 시장통 사람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영화의 흐름은 관객들이 다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소소한 재미를 주며, 마지막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서 영화는 재미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타이틀이 올라갈 때 관객들이 대부분 영화관을 빠져 나가는데, 영화는 엔딩타이틀이 모두 끝나고 불이 들어올 때까지 앉아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영화도 엔딩타이틀이 한참 올라가고 나서 나문희 씨가 직접 부른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 노래를 들은 사람은 몇 명 밖에 안 된다. 아마 다른 극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반응형

'영화를 보다 > 한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남한산성  (0) 2017.10.05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0) 2017.10.05
[영화] 하루  (0) 2017.10.01
[영화] 사과  (0) 2017.09.25
새로운 예능, 효리네 민박-진심을 담다  (0) 2017.09.25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0) 2017.09.24
[영화] 장산범  (0) 2017.09.23
[영화] 구세주 리턴즈  (0) 2017.09.21
[영화] 로마의 휴일  (0) 2017.09.21
[영화] 청년경찰  (0) 2017.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