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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by 똥이아빠 2018. 3. 31.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작품. 어니스트 클라인의 소설으르 바탕으로 만든 영화. 상업 흥행영화를 잘 만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답게 화려하지만 내용은 없는, 볼거리만 화려한 오락영화다. 영화를 MX관에서 봤는데, 보통 상영관보다 훨씬 큰 스크린에 대단히 훌륭한 음향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지루했다. 영화에는 1970년대부터 만들어진 게임 캐릭터와 최근에 나온 게임 캐릭터까지 온갖 게임 캐릭터와 영화의 주인공들이 패러디되거나 오마주된다. 특히 영화 '샤이닝'은 큰 비중으로 등장하는데,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아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 장면 말고는 영화가 화려하다는 느낌 말고는 이렇다 할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이 영화를 만드는데 들어간 돈이 무려 1억 7천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반면, 내가 최근에 감동적으로 본 영화 '쓰리 빌보드'는 불과 1200만 달러가 들어간 영화지만 같은 2시간 동안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영화는 단연코 '쓰리 빌보드'였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만들었지만 영화의 내용, 완성도, 배우의 연기, 연출, 사회성 등 모든 면에서 '쓰리 빌보드'가 압도적으로 훌륭하다. 영화를 오락으로만 본다면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도 필요하지만, 내 취향은 '쓰리 빌보드' 쪽이라서 스필버그류의 영화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이 영화는 대단히 화려하고, 미래의 가상현실 세상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막 가상현실 기술과 시장이 열리고 있는 이때, 이 영화가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기는 한다. 하지만 스필버그는 정작 본질에 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 즉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빈민촌에 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냥 새로운 형태의 할렘이 그곳에 존재한다는 것만 보여줄 뿐이다. 미래 사회에서 빈부 격차는 어떻게 드러나는지, 여전히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정치 체제가 등장하는지 등등 사회에 관한 어느 것도 말하지 않는다. 이런 무이데올로기, 탈이데올로기 태도는 기본적으로 기득권을 인정하고 체제를 인정하며, 그들에게 봉사하는 태도다. 즉 스필버그는 현재의 체제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스필버그가 바꾸고 싶은 것은 가상현실 속의 세계일 뿐, 실제 사회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주인공 웨이드가 가상사회인 '오아시스'를 평정하고 그 주인이 되지만, 그는 여전히 빈민촌에서 살아간다. 스필버그는 가상현실 속 수많은 유저들을 대표해 빈민촌에서 자란 청년 웨이드를 내세워 가진 자인 놀란 쏘렌토에 반기를 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상현실일 뿐이다.

영화 제작기법은 최첨단으로 달려가지만, 영화 내용은 진부하기 이를 데 없다는 게 아이러니고, 헐리우드의 한계인지 모르겠다. 세계의 관객들은 이런 오락영화나 보면서 현실을 잊으라는 무이데올로기 영화는 오히려 그래서 더욱 이념적이다. 자본과 기득권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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