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형적 체제의 실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다. 인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으면서 성장률도 연평균 6%가 넘는 고속 성장 국가로, 패권 국가인 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중국은 한국과 역사, 문화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가장 가깝고 영향을 많이 주고 받은 나라이며, 오늘날에도 그 관계는 긴밀하게 유지되고 있다.
1921년 7월 23일,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서 '중국공산당'이 공식 창당했다. 1920년부터 공산당 조직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1921년 7월 23일, 중국공산당 제1차 전국대표회의를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서 열었다. 이날 모임 사람들 가운데 우리가 잘 아는 마오쩌둥(모택동), 저우언라이(주은래), 저우푸하이(주불해), 리다(이달), 리한쥔(이한준), 둥비우(동필무), 천탄추(진담추), 허수헝(하숙형), 왕진메이(왕진미), 덩언밍(등은명), 장궈타오(장국수), 오후이썽(포혜승) 등이 있다.
'중국공산당'을 확정하고 강령을 제정했는데, '혁명군대는 반드시 프롤레타리아 계급과 함께 부르주아계급의 정권을 전복시킨다. 프롤레타리아 계급 독재를 계급투쟁이 끝날 때까지, 즉 사회 계급 구분이 소멸될 때까지 인정한다. 자본가 사유제를 폐지하고 기계, 토지, 공장, 반제품 등 생산 수단을 몰수해 사회 공유제로 전환한다. 코민테른을 연합한다.' 같은 내용을 확정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성공하면서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의 적대 세력으로 본격 등장한 이후, 러시아 이웃인 중국이 막강한 인구를 바탕으로 공산주의 국가로 1945년에 세계 무대에 등장하자 2차 세계전쟁 이후 세계는 빠르게 냉전 체제로 전환되었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대표하는 전쟁이 발발했다. 1950년 한국 전쟁을 시작으로, 1960년대 베트남 전쟁, 1970년대 쿠바와 남미의 전쟁이 이데올로기 전쟁을 상징한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혁명이 발발하던 시기는 자본주의 발달이 충분치 못한,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가 뿌리내리기 전의 국가였다. 마르크스는 사회주의 혁명이 발발하는 가장 좋은 조건을, 자본주의가 충분히 성장, 발달한 사회 체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사회주의자들은 봉건 왕정을 무너뜨리고 가장 급진적인 혁명을 일으켜 성공했다.
중국공산당은 내전을 치르며 장제스(장개석)를 대만으로 몰아내고 사회주의 국가를 설립했다. 2차 세계전쟁에서 승리한 쏘비에트연방의 자부심과 내전을 치르며 봉건제를 끝낸 중국공산당은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처럼 보였다.
1985년 쏘비에트연방은 고르바초프가 선언한 '페레스트로이카'를 기점으로 공산주의 체제를 포기했고, 이에 앞서 1978년 중국의 덩샤오핑은 '흑묘백묘론'으로 중국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 두 가지 내부 개혁을 통해 공산주의는 수정되었고, 자본주의와 경쟁하기 위해 자기의 정체성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이제 러시아는 자본주의 국가가 되었고,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가 아닌, '국가자본주의' 체제가 되었다. 중국공산당의 일당 독재는 유지하면서, 시장 경제는 자본주의 체제를 허용하는 기형적 체제는 분명 심각한 문제를 만들고, 내부 갈등이 증폭하게 된다.
중국은 제국주의 미국보다 더 심각한 빈부 격차를 보이는 나라다. 중국공산당과 공산주의자들이 그렇게 증오하던 자본주의의 모순이 중국에서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중국공산당은 인민의 생존과 존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지금 중국 인민은 최소의 생존 조건을 갖추지 못한 채 가난과 빈곤으로 신음하고 있다. 제대로 된 공산주의 국가라면, 물고기(공산당)가 살 수 있는 물(프롤레타리아)이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할텐데, 지금 중국공산당은 그들의 물(프롤레타리아)을 스스로 더럽히고 있다.
중국공산당 지도부와 간부들은 스스로 자본가가 되거나, 자본가와 결탁, 협잡하면서 막대한 부를 쌓고 있다. 시진핑은 공산당 간부들이 부정한 부를 축적하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그건 인민을 속이기 위한 얍삽한 연기에 불과하다는 걸 누구나 안다.
중국공산당원은 약 1억 명으로, 공산당원이 되는 길은 매우 어렵고 힘들다. 당원이 되면 의무와 함께 권리도 생기며, 당원만의 특권, 특혜도 발생한다. 1억 명이 12억 명을 통제하는 건 어렵지 않다. 중국공산당은 언론과 인터넷, SNS를 강력하게 통제하면서 공산당 통치가 흔들리는 걸 막고 있다. 중국공산당 지배 그룹은 자신들의 안위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한편으로 천민자본주의가 중국 인민들 사이로 스며드는 현상은 묵인하고 있다.
즉, 중국 인민의 '우민화 정책'을 통해 중국공산당의 지배 체제를 단단히 만들고, 지배 권력을 오래도록 유지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중국공산당은 인민의 가난과 생존을 희생해 국가의 부를 키웠고, 그렇게 성장한 국가를 패권국가, 제국주의 국가로 만들려 한다. 공산주의가 내세우는 평등한 세상은 기만과 사기로 드러났고, 중국 인민은 각자도생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나쁜 영향을 온몸으로 겪고 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제는 옳다. 중국공산당이 부패한 중국 왕조와 군벌을 깨뜨리고, 인민의 지지를 받아 혁명에 성공한 것처럼, 이제 부패와 절대 권력의 핵심인 중국공산당은 인민들이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전락했다. 공산주의가 평범한 사람들 - 노동자, 농민 등 -의 삶과 존엄을 지켜줄 거라 믿었던 시기가 있었다.
현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체제는 실패했다. 여러 원인과 이유가 있지만, 자본주의의 물적 토대가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했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제가 확인되었으며, 공산주의 사회는 권력집단과 인민의 수준이 매우 높아야 한다는 걸 확인했다. 따라서 러시아가 그런 것처럼, 중국 역시 공산주의 체제는 실패할 게 확실하며, 이후 어떤 체제로 전환할까는 중국 인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나는 사회주의를 옹호하지만, 20세기와 21세기에 등장한 사회주의는 모두 실패했고, 자본주의와 경쟁에서도 졌다. 18세기에 자본주의가 본격 등장하면서 300년 동안은 자본주의 세계였다. 앞으로 어떤 체제가 등장할 지 알 수 없지만, 인간의 욕망을 억누르는 방식으로 등장한 체제는 모두 실패할 걸로 본다. 다만, 대중의 지적 수준이 놀랍도록 높아지고, 도덕성, 윤리성, 휴머니즘이 강화되면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 수 있을 걸로 보이지만, 그때가 언제일지는 예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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