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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06년

2006년-강아지

by 똥이아빠 201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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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말. 사진 정보에는 3월 말로 나오는데, 사진 속 플라스틱 물통의 물이 얼어 있는 걸로 봐서는 그보다는 이를 때 찍은 듯. 이 사진은 귀여운 강아지를 찍었지만, 슬픈 사연이 있다.


우리집에 온 순심이(어미개)가 암놈이었던 것도 몰랐는데, 너무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한 것이다. 순심이는 묶여 있었는데, 아마 동네 떠돌이 개가 건드린 듯 하다.


그렇게 원치 않는 임신을 당하고 나서, 순심이는 어떻든 배가 불러 새끼를 낳았다. 우리는 개를 한 번도 길러본 적이 없어서, 임신한 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개가 언제 새끼를 낳을지 예측하지도 못했다. 그러니 모두 주인인 내탓이다.


순심이가 새끼를 낳은 것은 날씨가 무척 추운 2월 말이었는데, 집 주변을 얇은 스티로폼으로 둘러 막아주었는데, 사람들이 새끼를 낳은 개를 들여다보지 말라는 뜻도 있었고, 추위를 조금이라도 막아주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순심이를 보일러실에 들여놓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따뜻했음에도 왜 그 생각을 못했는지 지금도 후회가 막급이다. 어쨌든 몹시 추운날 순심이는 새끼를 무려 여덟마리나 낳았는데, 그 가운데 무려 여섯 마리가 죽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 내 손으로 죽은 새끼 여섯 마리를 땅에 묻을 때는 마음이 처연했다.


그렇게 마음 아픈 일을 겪고 두 마리가 살아남았다. 강아지들은 무럭무럭 잘 커서 이렇게 예쁘게 자랐다.


하지만 우리가 개를 많이 키우기는 힘들었고, 잘 돌봐주지 못한다는 죄책감 때문에 순심이와 강아지들에게 미안했다.


결국, 우리보다 개를 잘 돌봐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장네 집에 개와 강아지를 모두 넘겨주고, 잘 돌봐달라고 부탁했다. 주인을 잘 못 만나 고생하는 순심이와 강아지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그후 가끔 이장네 집에 가면 순심이와 그 새끼들이 아는 척을 했다. 






















살아있는 생명을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를 이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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