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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기록/집짓기 관리

이웃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몇 가지 방법

by 똥이아빠 2016.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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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몇 가지 방법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2016-04-21 14.08.39.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160pixel, 세로 2340pixel
카메라 제조 업체 : LG Electronics
카메라 모델 : LG-F320K
F-스톱 : 2.4
노출 시간 : 1/366초
IOS 감도 : 50
색 대표 : sRGB
측광 모드 : 가운데 중점 평균 측광
EXIF 버전 : 0220


도시와 시골의 다른 점은 많다. 도시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들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양평의 작은 마을에서 10여 년 사는 동안, 늘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살았지만, 최근 좋은 이웃을 만나면서 ‘이웃’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고 있다. 시골 살면서도 늘 이웃과 어떻게 소통하고, 마을의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마을 사업’이 있을까 고민하면서 살다가 최근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지난 4월 25일(토)에 정배리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장터’가 열렸다. 모두 세 가지 형태의 장터였는데, 하나는 ‘배꼽마당(컨테이너 작은 도서관)’ 앞에서 열리는 정배학부모들의 장터로, 이 장터는 이미 몇 번 열렸다. 다른 하나는 젊은 예술가들이 하는 ‘듣보잡 식당’으로 ‘듣고, 보고, 잡숫는 식당’인데, 작가들이 꾸미는 예술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우리집과 이웃집 마당을 개방해서 연 ‘마당장터’가 있다. ‘듣보잡 식당’과 ‘마당장터’는 4월에 처음 시작했다. ‘듣보잡 식당’은 예술가들이 경기도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예술 프로젝트로, 음식을 통해 마을 주민들이 새로운 경험도 하고, 소통과 화합을 이루기 바라는 ‘예술행위’이기도 하다.


‘마당장터’는 도시에서는 하기 어려운, 시골의 마당이 있는 집에서나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장터’로, 기본 개념은 외국의 ‘차고 세일’에서 가져왔다. 하지만 우리의 ‘마당장터’는 물건을 팔고 사는 것보다는 마을 주민, 이웃, 외부(주로 도시)에서 오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즐겁게 노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4월의 ‘마당장터’도 그랬지만, 5월의 ‘마당장터’도 이웃과 함께 하는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었다. 옆집, 윗집, 뒷집의 이웃은 물론이고, ‘배꼽마당’의 정배학부모, ‘듣보잡 식당’의 작가들 그리고 도시에서 방문한 처음 만나는 이웃들까지, 수 십명의 이웃이 마당에 모여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커피를 마시고, 막걸리를 마시고, 가야금과 장고를 치며 우리 가락을 노래하며 떠들썩하게 초여름의 한때를 즐겼다.


뒷집 홍선생님은 시레기밥을 해 오고, 여주에서 오신 성여사는 나물을 볶아 오고, 다른 이웃들은 양념장, 두릅 장아찌, 토마토 장아찌, 쇠고기볶음고추장 등 집에서 반찬 한 가지씩을 가져오셨다.

4월에는 집 주변에서 얻은 산나물-두릅, 엄나무순(개두릅), 취나물 등-을 듬뿍 넣은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고, 양수리에서 만드는 연막걸리를 가져 온 이웃이 있어 막걸리에 여주 성 여사가 만든 산야초발효액을 넣고, 마당에 핀 복숭아 꽃잎을 띄워 마시며 흥에 취해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먼 곳에서 온 이웃, 주로 도시에서 살고 있는 분들은 우리 마당에 와서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웃의 정과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고 말한다. 모두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마당에서는 마음을 열고, 서로 밥을 나눠 먹고, 술도 함께 어울려 마시면서, 마음을 조금은 쉽게 열 수 있게 된 것이 큰 수확이다.


마을 어르신께서는 냉장고에 얼려 두었던 홍시, 밤, 은행 등을 가져 오셨다. 정말 귀하게 간직하고 계시는 것을 이웃에게 베푸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고맙기만 하다.

뒷집의 젊은 부부는 바빠서 동참하지 못한다며 수박을 한 통 놓고 간다. 그 마음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함께 하는 이웃이고 가까운 이웃이다.


마당에서 이웃들과 만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함께 밥을 먹는 관계를 ‘식구’라고 한다. 꼭 한 집에 살거나, 피를 나눈 사이가 아니어도, 한솥밥을 먹는 사이라면 ‘식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밥을 함께 먹는 것은, 그만큼 친밀함을 드러내는 행위이기도 하다.

마당에서 함께 밥을 나눠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수다를 떨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조금씩 더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마당장터’가 되기를 바라지만, 서두를 것도, 조급할 것도 없다. 이제 시작이고, ‘시작이 반’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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