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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밀정

by 똥이아빠 2016.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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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정

192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독립운동을 그린 영화. 역사적 사건이었던 의열단의 폭탄 투척 사건이 주요 모티브다.
영화의 내용은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에 관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기도 하다.
이 영화는 직전에 나왔던 '암살' http://marupress.tistory.com/1863 과 함께 보면 더욱 재미있고 항일 독립운동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조선이 해방된 이후 무려 70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들이 본격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몹시 안타깝지만 반가운 일이다. 
‘암살’이나 ‘밀정’과 같은 영화들은 우리 사회의 민의 즉 인민의 의식과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물리적으로 이전의 사회에서는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다. 해방이 되고 곧바로 전쟁이 일어났고, 전쟁이 끝나고 완전히 궤멸된 사회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계속 더러운 권력에 의해 억압당해 왔기 때문에, 민족 정기나 정의의 실현을 단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승만 정권은 친일매국노 정권이고, 박정희는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독재자였으며, 전두환 역시 같은 놈이었다. 이런 민족반역자, 친일매국노들이 정권을 잡고 권력을 휘두르는 동안 인민은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이 세계 상위권에 들고, 국민소득이 만 달러 단위로 올라간 것은 박정희의 능력이 아니라, 하루 18시간씩 강도 높은 노동으로 삶을 소모한 이 땅의 노동자들 덕분이었다. 또한 죽음을 각오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지식인과 청년 그리고 노동자들이 지금의 나라를 만들었던 것이다.
일정한 정도의 민주주의를 확보하고, 개인의 자유를 확대해 온 것은 정치가들의 노력보다는 인민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즉,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환경은 우리의 피와 땀인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한국은 미개하고 천박한 정치집단과 자본의 통제와 억압이 횡행하고 있다. 노동조건은 더욱 나빠지고 있고, 교육은 더 이상 타락할 수 없을 만큼 타락하고 있다.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법과 정의는 썩었다.
권력과 자본이 한편이라면 다수의 인민은 여전히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끈질기게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암살’이나 ‘밀정’은 그런 다수 인민의 열망에 부응하는, 민중의 힘이 드러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즉, 이런 독립운동 영화가 세련된 미장센으로 개봉할 수 있었던 것은 영화감독의 뛰어난 능력과 제작에 필요한 자본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이런 영화가 나왔을 때 천만 명이 극장에서 볼 정도로 대중의 감각은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이런 영화를 군사독재정권에서 만든다고 한다면, 과연 이렇게 훌륭한 영화가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독재정권 시절에 나온 무수히 많은 반공영화들에 대해 알고 있다. 투철한 국가주의를 강요하는 촌스럽고 수준 낮은 영화들이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극장 간판에 올려지는 것을 얼마나 많이 봐왔던가.
‘애국심’을 강요하고, 국기를 보고 경례를 부쳐야 하고, 오후5시가 되면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애국가가 나오면 자동으로 발을 멈추고 가슴에 손을 얹고 멍청하게 서 있어야 하는 전체주의 국가가 바로 얼마전까지의 한국이었다.

한국에서 독립운동 영화는 유대인들이 2차세계대전에서 독일에게 당하는 내용을 무수히 많은 버전으로 만들어 내는 것과 똑같이, 끊임없이 새로운 내용으로 변주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히틀러에게 수백만 명이 학살당했다고 얼마나 많이 말하고 있는가 말이다. 영화는 물론이고 그들은 매우 조직적으로 자신들의 이미지를 ‘독일의 피해자’로 각인하고 있다. 물론 유대인이 피해자였던 것은 맞지만, 지금 유대인이 세운 나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하고 있는 짓을 보면 더 이상 동정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유대인은 불과 몇 년에 불과했던 억압의 시기가 있었지만, 우리는 무려 36년,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실질적으로 일본에게 나라를 빼았겼고, 지배를 당했다. 우리의 내부에서는 아직도 일제 식민지의 완벽한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친일파와 매국노들이 득세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가 교육교재일 수는 없지만, 우리 역사를 객관적이고 올바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내용으로 만든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역사교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전히 분단 상황이고, 독립운동을 한 많은 애국자들 가운데는 민족주의 계열이 아닌,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들이 많다. 이들에 대한 평가와 발굴은 아직도 금기의 대상이 되어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암살’이나 ‘밀정’과 같은 영화들이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변주를 통해 우리의 굴곡진 현대사를 올바르게 알리고, 애국자들의 활동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영화는 물론 여러 예술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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