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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공조

by 똥이아빠 2017.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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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조

북한의 군 고위 간부 차기성이 위조지폐 원판을 탈취해 한국으로 들어온다. 북한 당국은 특수부대요원 임철영을 공식 협상단에 끼워 넣어 한국으로 보내 차기성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한국에서는 국정원이 북한의 요청을 받아들여 차기성을 체포하는 작전을 펼치고, 임철영을 감시하는 역할로 무능한 형사 강진태를 붙인다. 북한군의 최정예요원 임철영과 한국의 무능한 형사 강진태가 벌이는 버디무비는 남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액션과 코믹이 결합한 영화다.

영화를 보다 궁금해졌다. 이 영화에서 북한군 특수요원인 임철영과 한국군 특수부대 출신인 '아저씨'의 전당포 주인 차태식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하는 것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영화는 개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영화에서 북한군인은 뛰어난 무술 실력을 보여주고, 게다가 잘 생기기까지 했다. 한국형사는 못생기고, 배가 나온 중년의 평범한 아저씨여서 둘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게다가 한국형사 강진태는 공공연하게 한국의 사회현실을 비판하고, 북한이나 한국이나 다를 게 없다고 투덜거린다. 이것은 명백히 국가보안법을 위반하는 내용인데, 관객은 그의 말에 공감하고 웃게 된다.

영화는 약 70%의 액션과 30%의 코믹이 섞여 있어서, 긴장과 웃음으로 영화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액션을 보여줄 때는 확실하게 보여주고, 웃음을 일으킬 때는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영화 '아저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내용이었다면, 이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북한에서 발생한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무대는 한국이 되고, 등장인물은 북한과 한국의 공무원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비공식' 관계이며, 두 나라의 국민에게는 비밀인 상태로 서로 협조하고 있다. 이것은 지금 우리가 놓여 있는 남북한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우리는 북한과 어떠한 공식적 채널도 가지고 있지 않거나, 못하지만 비공식 채널을 가동해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과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60년대 이후 남북한은 상대 국가에 '간첩'을 보냈다. 심지어 '고정간첩'이 있어서 한국에 오래 살면서 밤이면 단파라디오로 북한의 지령을 듣고 '난수표'로 해독을 한다는 말을 당시(70년대) 국민학생이었던 나같은 어린이들도 알고 있을 정도였다.
한국에서도 북한으로 간첩을 보냈는데, 그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 바로 '실미도 사건'이었다. 인천에서 가까운 섬인 실미도에는 특수부대가 있었고, 이곳에서 훈련을 받은 요원들은 북한에 들어가 특수한 임무를 수행한다고 했다. 하지만 너무 가혹한 인권유린 때문에 실미도의 특수요원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그들은 인천에서 버스를 탈취해 서울 쪽으로 진행하다 지금의 대방동(유한양행 근처)에서 군경과 대치하다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했다.

남북한이 분단 상태를 유지할 때 가장 이익을 보는 집단은 누구일까? 통일을 반대하고, 분단을 유지하며, 두 정부를 적대적으로 대하는 자들이 바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집단이다. 그들은 공포와 불안으로 사회를 유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권력을 잡고, 막대한 이익을 얻는 것이다. 
이 영화는 자연스럽게 남북한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지만, 북한을 다룬 많은 영화들이 단지 소재로만 쓰일 뿐이고, 분단의 본질에 관한 내용을 다루지는 못하고 있다. 좀 더 진지하고 본격적인 북한 관련 영화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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