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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by 똥이아빠 2020.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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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주의 : 강력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흥행하지 못한 몹시 안타까운 영화.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연출도 좋은 이 영화가 안타깝게도 흥행에는 실패했다.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감염병 때문이니, 감독과 배우 모두 운이 없었다.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김용훈 감독이 각본, 연출한 이 작품은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감독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만들었고, 연출도 좋았다. 다만, 데뷔작을 창작이 아닌, 다른 작가의 원작을 각색한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는 모두 네 부분으로 나뉘고, 각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르거나 중첩한다. 그리고 에피소드는 시간의 흐름대로 배치하지 않고, 뒤섞여 놓음으로써 여기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동시다발로 일어나고 있다는 착각이 들도록 했다. 관객은 처음에는 조금 어리둥절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시간의 흐름을 관객 자신이 맞춰가면서 보게 되는 걸 느낀다.

스릴러이자 하드보일드한 추리 기법의 이 영화는, 주인공이 과연 누구일까 결정하기 어렵다. 관객도 주인공이 누구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최후의 승자가 주인공이라면, '영선'이겠지만, 영선의 역할은 미미하다. 끝까지 살아남는 건 김중만도 마찬가지지만 그가 과연 주인공이랄 수 있을까. 그러면 영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존재하는 강태영이 주인공일까. 중간에 나타나 거의 마지막까지 존재하는 최연희가 주인공일까.

그렇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묻는 것이 큰 의미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즉, 우리의 삶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주인공이다. 그것이 성공한 삶이든, 실패한 삶이든.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주인공을 따로 설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다.

 

제1장 빚

돈가방이 등장한다. 루이비통 가방-이 가방이 진품인지, 짝퉁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극중에서의 상황으로 보면 진품이 맞다-에는 5만원 묶음으로 모두 10억원이 현금으로 들어 있다. 이 가방을 든 사내는 새벽에 어느 호텔 사우나의 옷장에 이 가방을 넣고 사라진다. 시간이 지나고, 사우나를 청소하던 김중만은 락카를 확인하다 루이비통 가방을 발견한다. 이때 텔레비전에서 '한강에서 토막난 사체가 발견됐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중만은 가방을 보관소에 잘 숨겨 놓는다. 중만에게는 늙으신 어머니-치매를 앓고 있다고 의심된다. 하지만 치매가 아닐 수 있다-와 아내 영선, 대학 다니는 딸 윤희가 있다. 대학등록금을 내야 하는데, 학자금 대출이 막혀 휴학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영선은 항만터미널에서 청소 일을 한다.

중만의 집은 바닷가 근처의 횟집인데, 예전에는 횟집을 했지만, 지금은 폐가처럼 낡고 쓰러지기 직전의 허름한 집이다. 이 집은 중만의 가난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중만은 횟집을 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자신도 사업에 여러 번 망하면서 지금은 호텔 사우나에서 일하고, 아내 영선도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강태영은 항만터미널에서 일하는 공무원(행정관)으로, 사채업자 박두만에게 사채빚이 있다. 그것도 자기가 쓴 돈이 아니라 동거했던 최연희가 남긴 빚을 대신 갚아야 하는 처지다. 박두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받아내는 진짜 악당이다. 강태영은 일주일 기한을 달라고 사정한다. 태영의 집 역시 마치 쓰레기통처럼 지저분하다. 얼마 전, 그와 동거하던 최연희가 갑자기 사라졌고, 태영은 연희를 잊지 못하면서도 자기를 버리고 달아난 연희에게 복수할 생각을 한다. 태영의 지저분하고 어지러운 방은 태영의 심리를 드러낸다.

술집에서 일하는 서미란은 손님으로 온 조선족 진태를 만난다. 미란이 술집에서 일하게 된 것은 사기를 당해서 돈을 벌어야 할 필요 때문이다. 그는 결혼해서 남편(재훈)도 있지만, 재훈은 미란이 술집에서 일하며 돈을 버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뿐 아니라, 폭력을 휘둘러 미란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폭행한다.

 

제2장 호구

태영은 사채업자 두만에게 일주일의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태영의 친구가 밀항을 하겠다고 연락했고, 그 일을 도와주면 거액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친구의 밀항을 돕기 위해 태영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술집 매니저 붕어를 만난다. 붕어도 도박빚이 있어 두만에게 시달리고 있는 상황. 태영이 말하는 '호구'를 잡기 위해 태영과 협력한다.  

중만은 호텔사우나에 3분 지각하는데, 매니저가 지적한다. 중만은 가방 임자가 나타났느냐고 묻지만 직전 근무자는 퇴근하면서 그런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고, 실종자를 찾는 전단지을 알려준다. 전단지의 인물은 처음 보는 사람이다. 

미란은 진태와 만난다. 두 사람은 섹스를 하고, 진태는 미란의 몸에 난 심한 멍자국을 본다. 진태는 미란에게 마음이 있다. 진태는 미란을 위해 미란의 남편 재훈을 어떻게 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미란은 재훈의 생명보험증서를 확인한다.

 

제3장 먹이사슬

영선은 집에서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한다. 중만이 헐레벌떡 달려오고, 딸 윤희도 와 있다. 그때 텔레비전에서 토막살인 사건 뉴스가 나온다. 중만의 엄마 순자는 영선이 자기를 죽이려 했다고 억지를 부린다.

태영은 '호구'를 만나기 위해 버스터미널에서 기다리는데, 시간이 지나도 그 '호구'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때 형사가 나타난다. 형사는 '오동팔'을 아느냐고 태영에게 묻고, 태영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형사는 자기와 태영, 오동팔이 같은 학교 동문이라고 말한다. 

미란은 진태를 만나 재훈의 사진을 건넨다. 진태는 걱정하지 말라며 미란은 안심시킨다. 두 사람의 욕망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 재훈을 죽이면 미란에게는 두 가지 걱정이 사라진다.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 그리고 보험금을 차지해서 남은 빚을 청산할 수 있는 기회. 진태는 미란의 이 속마음을 알지 못하고, 미란과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인을 실행한다.

중만은 호텔사우나 매니저에게 해고당한다. 치매 어머니와 다리를 다친 아내 때문에 어머니와 아내를 돌봐야 해서 일하는 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인데, 매니저는 냉정하게 해고한 것이다. 중만은 사우나 보관소에 있는 돈가방을 생각한다.

진태는 미란이 말한대로 혼자 술집에서 나오는 재훈을 차로 치여 죽이고 미란과 통화한다. 하지만 미란의 계획과는 다르게 진태는 죽은 재훈을 산에다 묻었다고 말한다. 그때, 문이 열리고 남편 재훈이 들어온다. 

태영은 박두만을 만나지만, 그 자리에 붕어가 있었다. 붕어는 태영이 '호구'를 잡았다고 불었고, 태영은 잡아떼지만 붕어 손목을 자른다는 협박에 자백한다. 태영과 붕어는 '호구'를 찾아야 하지만, 그가 '오동팔'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오동팔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맥거핀일 가능성이 높다.

진태가 미란의 집으로 찾아오고, 미란은 엉뚱한 사람을 죽였다고 타박한다. 미란은 진태에게 중국으로 들어가라고 말한다. 

중만은 호텔사우나로 가서 보관소에 있던 가방을 가지고 나온다. 마침 형사가 사우나로 찾아와 누군가를 찾는다며 사진을 보여주는데, 그 사진의 인물은 태영에게 형사라고 말했던 남자의 얼굴이다. 중만은 가방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장롱에 감춘다.

 

제4장 상어

미란을 데려가겠다는 술집 손님 앞에 연희가 나타난다. 손님이 연희의 뺨을 때리자 연희는 술병으로 남자의 머리를 내리친다. 연희가 보통 여자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연희는 미란과 이야기를 나누고, 매를 맞고 사는 미란을 동정한다. 미란은 연희가 고맙다.

미란은 진태를 찾아간다. 중국에 가지 않고 숨어 지내는 진태는 자수하겠다고 말한다. 미란은 진태를 데리고 진태가 차로 치여죽여 산에 묻은 곳을 찾아가 제사를 지내지만, 여전히 진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며 자수하겠다고 말하자, 미란은 차로 진태를 치어 죽인다. 그리고 연희에게 전화한다. 연희는 진태와 진태의 차를 깨끗하게 치우고, 미란의 남편 재훈을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이고 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돕는다.

재훈은 욕실에서 자살한 채 발견되었고, 미란은 알리바이를 완벽하게 만들고, 보험금 10억원을 받는다. 그 돈을 가지고 연희의 집에서 축배를 든다. 연희는 미란에게 일단 중국으로 가 있으라고 말한다. 아는 사람이 평택항에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미란은 받은 보험금 10억원에서 10%인 1억원을 연희에게 건넨다. 연희는 미란에게 전단지를 건네는데, 실종된 사람은 진태가 죽인 남자라고 했다. 이 남자의 전단지는 중만이 호텔사우나에 도착했을 때 봤던 전단지의 실종인물과 같다. 연희는 미란에게 이제부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라고 격려한다. 미란은 오랜만에 행복하다.

미란이 눈을 떴을 때, 온몸이 묶여 있었고, 입도 틀어막힌 채였다. 벌거벗은 몸에, 사방이 비닐로 감싸여 있었고, 연희는 전동 그라인더를 들고 있다. 상황을 눈치 챈 미란은 몸부림치지만, 연희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미란을 살해한다. 그러면서, '너도 세 명이나 죽였잖아?'라고 말한다. 이 말은, 진태가 차로 치어죽인 남자, 재훈, 진태를 말한다. 

 

제5장 럭키스트라이크

붕어는 태영에게 형사의 동선을 알려준다. 붕어는 자기가 일하는 술집에 경찰이 왔다고 말한다. 태영이 집에 도착하자 연희가 맛있는 저녁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다. 태영은 황당하다. 연희는 일본에 있는 이모에게 맡겨둔 돈이 있다며, 자기가 직접 일본으로 가야 하고, 신분을 바꿨으니 출국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연희가 내놓은 여권은 서미란의 여권이다. 태영은 연희가 나타난 것이 출입국사무소에서 일하는 자기를 이용하려는 것이었음을 알고 화를 낸다. 

태영과 연희가 이야기를 할 때, 형사 이병구가 나타난다. 병구는 핑계를 대고 태영의 집안으로 들어가고, 셋은 술을 마신다. 병구는 바닷가에서 발견된 토막시신에 관해 이야기하고, 시신이 여성이라는 것, 허벅지에 상어문신이 있다는 걸 말한다. 태영은 연희의 허벅지에 상어문신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발견된 사체가 연희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한다. 병구는 '오동팔'이 군산에서 밀항하다 붙잡혔다고 말한다.

붕어는 토막 시신이 연희라고 믿는다. 태영은 '호구' 오동팔이 밀항하다 잡혔다고 붕어에게 말하고, 연희와 병구도 집에 있다고 한다. 

태영이 맥주를 사러 나간 사이, 연희는 병구를 살해한다. 이 상황을 본 태영은 기겁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공범이 된다. 연희가 화장실에서 병구를 '처리'하고 나오는 순간, 태영은 연희를 때려눕히고, 자동차 키를 찾아 주차장에서 차에 있던 돈가방을 발견한다.

붕어는 박두만의 협박을 받고 어쩔 수 없이 태영의 집으로 안내한다. 태영의 집에는 쓰러진 연희와 화장실에 있는 토막난 병구의 시체가 있었다. 연희는 태영에게 전화하지만, 태영은 연희를 비웃으며 돈가방을 갖고 도망한다. 박두만과 연희는 태영을 찾으러 나선다.

태영은 호텔사우나로 들어가 돈가방을 락커에 넣고, 일하고 있던 중만에게 담배를 파느냐고 묻지만 담배를 팔지 않아, 직접 담배를 사러 나온다. 담배를 산 태영은 사채업자 부하들에게 쫓기다 쓰레기수거 트럭에 치어 죽는다.

 

제6장 돈가방

다리 다친 영선은 절뚝거리며 일하러 가고, 중만은 영선에게 일을 그만두라고 말한다. 지배인의 전화를 받은 중만은 호텔 커피숖으로 간다. 그곳에는 형사들이 와 있었다. 형사는 연희와 두만. 가방의 행방을 묻는 형사(로 위장한 두 사람)의 말에 모른다고 대답한 중만은 집으로 달려와 돈을 숨기려 하지만, 뒤따라 온 연희와 두만에게 덜미를 잡힌다. 돈을 챙겨 나가려는 두 사람을 가로 막는 순자. 순자는 형사라는 사람의 정체를 알아챈다.

두만은 중만과 순자를 기절시키고 나가려는데, 연희가 두만을 칼로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른다.

중만의 집은 불길에 휩싸이고, 기절했던 중만과 순자는 겨우 살아서 빠져나온다. 연희는 선박터미널로 가서 돈가방을 락커에 넣고, 화장실에 가는데, 그곳에서 두만의 오른손이자 행동대원에게 살해당한다.

터미널에서 여성이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오고, 뒤이어 오피스텔에서 형사 병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도 나온다. 용의자 태영도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내용이어서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든다고 했다.

영선은 터미널 화장실을 청소하다 변기 뒤에서 락커 키를 발견하고 락커를 열어본다. 그곳에 루이비통 가방이 있고, 영선은 그 가방을 가지고 나간다.

  

이렇게 모두 6개 챕터로 나뉘어 진행되는 이야기는 복잡해 보이지만 시간의 흐름대로 재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아래 정리는 나무위키에서 가져왔다.

 

0. 연희가 사채빚을 태영에게 떠넘긴 채 튐

0. 오동팔은 사기를 친 후 밀항을 계획하고, 미란은 누군가에게 사기를 당함.

  1. 술집에서 일 하는 미란은 남편 재훈에서 매맞는게 일상.

  2. 어느 날 룸사롱 사장 연희에게 도움과 위로를 받는다.

  3. 이후 술집에서 알게된 조선족 불법체류자 진태와 불륜에 빠지게 되고

  4. 둘은 재훈을 살해할 공모를 하여, 진태가 재훈을 차로 친다. 시체처리까지 완벽하게 한 진태.

  5. 하지만 재훈은 살아있었다. 전혀 다른 사람을 죽인것.

  6. 죄책감에 정신이 나간 진태를 위해 미란은 시체가 묻어있는 야산에서 제사까지 지내지만, 여전히 넋이 나가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진태.

  7. 미란은 진태를 차로 치어 죽이고, 멘붕에 빠진다.

  8. 이때 연희에게서 전화가 오고, 미란은 그녀에게 모든 것을 실토 한다.

  9. 이후 미란은 연희의 계획을 따라 남편 재훈을 죽이고 자살로 위장시켜 보험금 10억을 타낸다. 그리고 동경하는 연희와 똑같은 상어문신을 받는다.

  10. 그러나 연희는 미란을 정신 잃게 만든 뒤 토막 살인을 해 시체를 평택호에 버리고 보험금 돈가방을 가져간다.

  11. 입국심사원 태영은 애인 연희가 사채빚을 진 채 사라졌고 보증을 서준 바람에 박두만 사장에게 빚 독촉 협박을 받고 있다.

  12. 빚을 갚기 위해 친한 웨이터 붕어와 손잡고 밀항하려는 동창에게 삥을 뜯으려 하지만, 동창은 안나타나고 되려 한 형사에게 추궁만 받게 된다.

  13. 그런데 집에 와보니 연희가 돌아와 있다.[7] 그녀는 태영에게 새로운 신분[8]으로 일본으로 가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거절.

  14. 이때 일전의 형사가 집에 불쑥 쳐들어오는데, 술을 마시면서 평택호의 시체에 상어 문신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9]

  15. 사진으로 보니 연희와 똑같은 문신이었고, 태영은 연희가 사람을 죽이고 일본 밀항을 하련다는걸 알게된다.

  16. 술을 사러 밖으로 나온 태영은 붕어에게 전화해 연희가 돌아왔으니 그녀를 덮쳐 돈을 받아낼 계획을 짠다.

  17. 그런데 붕어의 통화 내용을 박 사장 일행도 엿듣게 된다.

  18. 집에 돌아가니, 연희가 형사를 죽여버렸다.

  19. 뒷처리[10]를 하던 중 태영은 연희를 몰래 때려 기절시키고, 연희의 차 트렁크에서 돈가방을 발견하고는 튄다.

  20. 붕어와 함께 집에 찾아온 박사장과 메기는 기절한 연희를 깨우고, 돈이 사라진 것을 알게된 연희와 함께 태영을 쫒는다.

  21. 태영은 목욕탕 라커에 돈가방을 숨기고 잠깐 담배를 사러 가지만, 박사장 패거리에게 걸려 도망가다 청소차에 치여 사망한다.

  22. 목욕탕 관리 직원 중만은 라커 청소를 하다가 돈가방을 발견하지만, 일말의 양심으로 그대로 보관 창고에 가져다 놓는다.

  23. 지배인은 지각을 한 중만을 해고한다.

  24. 여러 생활고[11]가 겹친 중만은 돈가방을 챙겨 와 집에 숨긴다.

  25. 지배인이 그를 불러 박사장, 연희와 대면시키지만[12] 중만은 잡아뗀다.

  26. 중만을 미행한 박사장과 연희는 결국 그의 집에 쳐들어와 돈가방을 뺏는다.

  27. 이 과정에서 어미니 순자가 등장하여 훼방을 하자 박사장은 다리미로 중만과 순자를 공격해 기절시킨다.

  28. 그 때 연희는 횟칼로 박사장을 찔러 죽여버리고, 집에 불을 지르곤 유유히 사라진다.

  29. 깨어난 중만은 엄마를 모시고 탈출하지만, 집이 불타는 것을 보면서 좌절한다.

  30. 평택터미널의 보관함에 돈가방을 숨긴 연희. 하지만 뒤쫓아온 메기에게 화장실에서 무참히 살해당한다.

  31. 화장실 청소중 보관함 열쇠를 발견하는 중만의 아내 영선. 그 곳을 열어 가방을 확인하니, 5만원권 지폐들이 수두룩....

  32. 돈가방을 가지고 어디론가 가는 영선.

 

영화에서 죽는 사람은 모두 7명이지만, 실제로는 8명이다. 가장 먼저, 태영이 박두만의 작업장을 찾아갈 때, 마대에 담긴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도 죽어서 어디론가 암매장하러 나가고 있었다. 이후 죽은 사람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재훈의 남편으로 오인된 남자, 재훈, 진태, 미란, 병구, 태영, 연희의 순서다. 이들은 모두 돈가방과 관련되어 있었고,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타락하는가를 스릴러와 호러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욕망의 크기와 절실함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이들은 어리석거나, 스스로 타락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죽는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알지 못하면서 많은 죄를 짓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벌을 받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죄를 짓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한 벌을 받는 사람 모두가 죄를 짓는 것도 아니다. 삶은 많은 부분 우연이 겹치면서 사건이 발생하고, 나비의 날개짓이 폭풍우를 불러오리라는 걸 알지 못한 채 살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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