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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소설을 읽다

비밀의 계절

by 똥이아빠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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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도나 다트의 소설 「비밀의 계절」 두 권을 모두 읽었다. 28살짜리 여성이 쓴 글로서는 매우 재미있게 쓴 작품이다. 그리스 문학을 하는 소그룹에서 벌어지는 필연적인 사건을 통해 인간의 비극적 삶이 어떻게 진행되고 변해가는 가를 치밀하고 섬세한 묘사를 통해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작가의 처녀작이라는 데서 더욱 빛이 난다.

  상권에서는 주인공 리처드가 대학에 천신만고 끝에 들어오는 과정과 그리스문학을 배우는 소모임에 들어가서 그들과 친해지는 과정, 그리고 우연히 그들이 디오니소스적 행사를 갖다가 사람을 죽이고 다시 자신들의 친구인 버니를 살해하는 과정까지가 진행된다.

  현대 사회에서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적 제의를 흉내낸다는 것도 재미있지만, 사람을 죽이고 그들이 느끼는 갈등의 묘사와 친구인 버니에게 당하는 고통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필연적으로 그들 모두가 버니를 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당위를 갖도록 작가는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버니를 살해한 것이 과연 옳은 일이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하권에서는 살해된 버니의 시체가 발견되고 장례가 치루어지면서 그들 사이에 틈이 벌어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리더 격인 헨리, 쌍동이 남매인 찰스와 까밀라, 귀공자 프랜시스가 어떻게 변해가고 파산하는지를 탁월한 심리묘사를 통해 독자를 설득시키고 있다.

  결국 헨리의 자살과 찰스의 방탕, 프랜시스의 자살미수 등으로 사건은 마무리되지만 이 작품에서 남은 것은 인간의 삶이 어느 순간에 자신의 모든 생애를 바꿔놓을 수 있으며 우연과 필연은 결코 멀리있다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마지막 장면은 매우 비장하고도 슬프다. 까밀라를 사랑했던 화자 리처드, 그러나 까밀라는 헨리를 사랑하고 있었다. 알콜중독자 치료소에서 유부녀와 도망친 찰스,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해야 하는 프랜시스, 이들은 모두 불행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도 자신의 삶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는 일이다.

  젊은 시절, 너무나 많은 고통과 아픔을 느껴야 했던 그들은 작품 속에서나마 성실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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