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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07년

2007년-서울 나들이

by 똥이아빠 2012.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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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말. 규혁이와 서울 나들이를 했다. 이날 일기는 이렇다.

822일 수요일

아침 845분 버스를 타고 서울로 나갔다. 집 앞 종점에서 버스를 타고 문호리에서 내리니 9시에 출발하는 강변역 가는 버스가 바로 있었다. 강변역에 도착하니 1020분 경, 다시 전철을 타고 삼성역에 내리니 10시 반이 넘었다. 집에서부터 약 1시간 45분 정도. 이 정도면 상당히 양호하다.

아침을 먹지 않고 나와서 똥이와 함께 코엑스 먹자골목에 있는 미스터 피자에서 피자를 점심으로 먹었다. 점심을 먹고 코엑스 인도양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수인쇄전시회를 둘러봤다. 미리 인터넷으로 등록을 해두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곧바로 이름표를 받아 들어갔다.

2시간 남짓 둘러보니 참가한 업체를 전부 볼 수 있었다. 내가 찾던 기계들도 있었고 정보를 얻는 목적으로는 도움이 되었다. 2시 넘어 전시회를 나와서 메가박스에서 표를 예매하고 반디앤루니스 서점과 링코 문구점에 들렀다가 영화 시간에 맞춰 메가박스로 갔다. 45분부터 영화 [화려한 휴가]를 봤다. 그 소감은 아래 적은 걸로 대신한다.

 

[화려한 휴가][디 워]

오늘 10살된 아들과 함께 [화려한 휴가]를 봤습니다.

평일 오후 시간이어서 사람들이 꽉 들어차지는 않았더군요. 그래도 왠지 이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이 고마웠습니다. 왜 내가 고마워해야 할까...여전히 내 마음에는 부채감이 남아 있었던 겁니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우리 아들이 옆에서 흐느끼는 아빠를 보며 신기해합니다.

27년이 지난 일입니다. 하지만, 결코 잊혀질 수도, 잊혀져서도 안될 역사입니다.

늦게라도 이 영화가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된 것이 퍽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꼭 이 영화를 보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물론, 이 영화를 만든 감독도 이 영화는 단지 [상업영화]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정치적인 의미에 무게를 두지 않으려는 감독의 고심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 영화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합니다.

2천만명이 넘기를 기원합니다.

[디 워]1천만명을 넘길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휴가]는 그보다 적은 800만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디 워][화려한 휴가]가 개봉 시기가 겹쳐서 안타깝지만, 개인적으로는 [디 워]보다 [화려한 휴가]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기를 희망합니다.

27년 전에 일어난 역사지만, 그 역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여전히 광주 시민을 폭도로 몰아 학살한 주범들은 호의호식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일당이 만든 민정당의 정치세력들은 한나라당으로 떵떵거리며 큰소리치고 있습니다. 그때 가난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가난하고, 그때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배우지 못하고, 그때 피눈물을 흘렸던 사람들은 여전히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누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민주국가]라고 하겠습니까?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보다 나아졌다구요? 일정 수준 그런 면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근본을 보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노동자, 서민, 농민들의 삶은 옛날 보다 더 척박합니다. 독거 노인들의 삶, 소년소녀 가장들의 생활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입시지옥, 취업지옥...

겉으로 보이는 현상만으로는 IT 강국이니 세계 수출 12위의 경제대국이니 합니다. 사실 그만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니 대단합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살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파산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모든 것을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낮은 정치의식 수준이 우리의 정치 문화를 만들고 있고, 천박한 정치 수준이 대중들을 무지몽매하게 만들고 있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화려한 휴가]와 같은 영화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내 생각이지만, 극우 세력이 정권을 잡을 경우, 국민의 저항이 심해지면 군부쿠데타를 자작극으로 일으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칠레의 피노체트가 아옌데 대통령을 학살하면서 일으킨 군부쿠데타는 미국의 사주였지만, 우리나라도 이런 가능성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합니다. 전두환 노태우가 악마보다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살고 있는 이 나라는 그래서 여전히 쿠데타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나라이며, 극우반동과 군부쿠데타의 가능성이 높은 나라입니다.

[화려한 휴가]가 또 다시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럴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꼭 봐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정말 아쉬웠던 것은, 주인공들이 전라도 사투리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 대사 전달이 어려워 대중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였을까? 하지만 그렇더라도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봉은사 앞에서 똥이 엄마와 만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수대울 [오리학교]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왔다.



메가박스 앞에 있는 영화 홍보 포스터. 규혁이가 폼을 잡았다.


무지 무지 좋아하는 심슨 가족들과 함께 기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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