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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비버

by 똥이아빠 201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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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 - 10점
조디 포스터 감독, 멜 깁슨 외 출연/UEK

조디 포스터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 영화를 통해 삶을 깊이있게 들여다보려는 그의 시도는 진지하고도 묵직하다.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 깊은 곳에 아픔이 있으며, 그리움과 갈망의 허기를 안고 살아간다. 심지어 '자본가'까지도.

이 영화에서 멜 깁슨은 우울증을 앓고 있지만 그 원인은 알 수 없다. 그는 가족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아내와도 진심으로 교류를 하지 못하며, 자식에게도 미움을 받는다고 느낀다.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지만, 그는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멜 깁슨은 자기가 처한 현실에 당황하고, 고통을 느끼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도 모를 뿐더러 진지하게 알려고도 하지 않는 듯 하다.

이 영화의 한계, 즉 조디 포스터의 한계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헐리우드 시스템에서, 영화의 진지함은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까. 이 영화는 해피엔딩을 예고한다. 그의 가족들은 여전히 흩어져 있고, 감정은 복잡하며, 가족의 애정은 옅어보이지만, 그래도 그것을 어떻게든 극복할 것이라는 믿음의 징후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멜 깁슨의 가족처럼 중산층 이상의 넉넉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이 정도로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지,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오늘날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수하고도 다양한 자살사건들의 하나로 귀결될 것이 매우 높은 가능성이다.

우울증을 앓는 가족이 있으면 그 집안은 평화가 깨지고, 시설에 보내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삶의 희망이 사라지고, 가족의 애정도 식어갈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고, 냉정하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영화가 사실을 그려야 할 필요나 이유는 없지만,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코미디나 SF가 아닌다음에야 이런 정통극에서 올바른 태도는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은 주제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렸다면, 아마도 '밀리언달러 베이비'가 되지 않을까.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는 것, 그것은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비버'는 현실인식과 내공이 부족한 영화다. 별 세 개 반.

비버
감독 조디 포스터 (2011 / 미국)
출연 멜 깁슨,안톤 옐친,조디 포스터,제니퍼 로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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