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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을만틈 가까운

by 똥이아빠 2012.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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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10점
스티븐 달드리 감독, 톰 행크스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어떤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영화를 보게 되면, 선입견이나 지레짐작을 하지 않게 되어 영화를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 영화 역시 오로지 제목 extremely loud and incredibly close만 알고 보기 시작했다. 
자상하고 살가운 아빠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 오스카. 지극히 평범한 미국 중산층 가정의 모습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어느 날의 사건-911-으로 오스카의 아버지는 그들의 삶에서 사라진다.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가족의 붕괴가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라면, 가족 개개인이 겪는 깊은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혼의 상처라고 할 수 있겠다. 오스카는 아버지의 유품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열쇠를 발견하고, 단서를 추적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911 상황이 배경이지만, 정작 하고 싶은 말은 '갑작스러운 가족의 부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오스카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가까운 사람들의 '부재'로 고통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가족의 부재는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으며, 그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한 살아 있는 자는 그리움과 죄책감으로 고통 받는다.
오스카는 열쇠를 넣은 봉투에 적힌 이름을 단서로,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할머니 집에 세 들어사는 말을 하지 않는 어떤 할아버지를 만나 친해진다.
이 영화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가족의 부재'에 관해서는 '4 빼기 3'이라는 책을 쓴 바버라 파흘 에버하르트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영화보다 더 극적으로, 어느날 남편과 두 아이가 사라져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영화든, 실제 이야기든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깊게 공감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의 부재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영화는 가족이 함께 보면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강력하게 추천하는 영화. 별 네 개 반.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곧바로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작품을 전부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국내에 번역된 책을 찾아봤더니 겨우 세 권이었다. 아마 앞으로 대단히 유명해질 것이 분명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의 주인공 '오스카' 역을 맡은 소년 배우의 연기는 참으로 훌륭하다. 그리고 매우 유명한 배우인 존 굿맨이 단역으로 나오는 것도 이 영화의 무게를 더 해준다.

이 영화의 배경인 '911'이 '가족의 부재'의 배경으로 작동하긴 하지만, 911로 인해 겪게 되는 피해자의 이야기라는 면에서, 이 영화가 갖는 설득력 또한 대단하다. 911 당시에 피해를 당한 미국인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상징적으로 그린 이야기라고 해도 될 만큼, 영화의 이야기는 절절하게 다가온다.
다만, 우리가 911 피해자인 미국인의 슬픔과 아픔에 공감한다면, 미국에 의해 고통을 당한 수 많은 약소국 민중들의 삶에도 같은 공감을 해야 한다. 
따라서 이 영화는 매우 잘 만든 '가족의 슬픔과 아픔'에 관한 이야기지만, 그 무대가 미국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가 분명하다. 즉, 강한 나라의 국민이 분명하지 않은 '테러'로 인해 그 가족이 큰 고통을 당한다는 이야기는, 약소국 민중의 가족이 강대국에게 당하는 고통과 비교되어야 한다.
물론, 미국이든 약소국이든 그 나라의 민중들은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고, 국가간 전쟁이나 테러로 인해 피해를 당하는 것은 힘없는 민중들일 뿐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미국과 같은 강대국 민중의 아픔에 공감한다면, 약소국 민중들의 슬픔과 아픔에 더욱 공감하고, 그 슬픔과 아픔의 원인가운데 상당부분이 강대국의 폭력에 의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감독 스티븐 달드리 (2011 / 미국)
출연 톰 행크스,산드라 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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