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한국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고

by 똥이아빠 2012. 4. 1.
728x90

부러진 화살 - 10점
정지영 감독, 안성기 외 출연/아우라픽처스


대학교수가 판사에게 석궁을 쐈다고 했고, 판사들이 모여서 '사법테러'라고 규정하고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결의'했다고 한다.

소설보다 더 비현실적인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다. 최소한의 양식도, 도덕성도, 기본 상식도 없는 사법부를 향한 통렬한 비난의 화살이 바로 이 영화다.
영화에서도 드레퓌스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사법부의 행태는 드레퓌스 사건보다도 훨씬 더 어처구니 없을 뿐 아니라, 악질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사실'을 기초로 만들었으며, 이 영화를 보고 꼭지가 돌지 않는 사람이라면, 나하고는 상극인 사람이 분명하다. 
나는 김명호 교수의 주장(http://www.seokgung.org/)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현재 한국의 사법부는 '모두'라고는 할 수 없지만, '거의 대부분' 썩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나의 경험에서도 근거하는데, '법'과 '판사'라는 것이 얼마나 엉터리고, 한심하며, 천박하고, 저질이며, 안하무인인가를 나 역시 법원에서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이 영화 때문에 '사법부'가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 위기의식이라는 게 자신들의 권력과 밥줄이 위태롭다는 뜻이라면, 정확하게 느낀 게 맞다. 
김명호 교수의 주장이 때로 과격하고, 조금은 지나칠 수 있겠지만, 그가 하려는 말의 핵심은, '법의 민주주의'이다.
돈(자본)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법을 우롱하고, 농락하고, 희롱하는 오늘날의 한국사회는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단  한 마디로 사법체계를 정의할 수 있을 만큼 썩었다.
판사와 검사들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테고, 전혀 인정하고 싶지도 않겠지만, 바로 그런 괴리가 '사법부'와 국민의 정서 사이의 거리라고 보면 되겠다.
사법부 구성원은 한국사회에서 1% 기득권에 속하는 자들이거나, 적어도 그들의 '권력'만큼은 최고 권력자들에 부러울 것이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 권력을 쥐어 준 것은 과연 누구인가? 그들이 스스로 그 권력을 쟁취한 것일까?
이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이제 사법부의 권력은 원래의 주인인 국민이 가져와야 한다.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판사는 배심원이 결정한 근거를 토대로 판결해야 하며, 검사는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법'과 '사법권력'을 국민이 통제하지 않으면, 오늘날 한국사회처럼 사법부가 권력의 노예나 하수인이 되어 돈(자본)과 권력 앞에서는 재롱을 떠는 강아지가 되고, 평범한 서민들에게는 늑대가 되어 물어뜯는 이중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법부의 독립은 현재 사법부를 구성하고 있는 자들의 각성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참여로, 국민이 직접 법을 집행할 때만 가능하다.


반응형

'영화를 보다 > 한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자, 정혜  (0) 2012.04.17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2) 2012.04.13
시라노연애조작단  (0) 2012.04.09
영화 '파파'  (0) 2012.04.08
결정적 한방  (0) 2012.04.08
품행제로  (0) 2012.01.26
북촌방향  (0) 2012.01.15
마이웨이  (0) 2011.12.26
특수본  (0) 2011.11.27
짐승  (0) 2011.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