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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행제로 (dts 2disc) - ![]() 조근식 감독, 류승범 외 출연/팬텀 |
성장영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400번의 구타'와 같이 자전적 내용을 진지하게 그리는 성장영화가 있는가 하면, '써니'처럼 상큼 발랄하게 그리기도 한다. 현실은 그 두 가지의 어디쯤일테고, 개인에 따라 조금 더 절망적일 수도, 조금 희망적일 수도 있겠다.
'품행제로'는 상큼 발랄하다. 진지하고, 고통스러운 젊음이기보다는, 한때 개구장이로 지냈던 많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은 물론, 그의 친구들도 모두 관객들의 학생시절과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만큼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은, 이 영화가 결코 극단을 향해 달리지 못하도록 하는 전재가 된다.
70년대, 80년대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은 그 시대의 느낌을 '추억'으로 기억한다. 돌이켜보면 힘들고, 불편하고, 괴로웠던 시기였지만, 그런 것까지도 일상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태연하게 살았던 보통사람들의 저력을 높이 평가해야 하는 시기였기도 하다.
배우 류승범은 이 영화를 위해 캐릭터를 개발할 것도 없이, 그저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 듯 하다. 연기가 아니라 마치 늘 그렇게 살았던 양아치처럼, 영화 속 주인공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호흡을 보이고 있다.
이제 10대인 아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면서, 박수를 치고, 깔깔거리며 아주 재미있게 본 것을 보면, 시대와 나이를 떠나서 성장영화는 어른에게도, 비슷한 또래에게도 감정을 움직이게 하나보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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