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railway man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Unbroken이 일본군의 악랄한 행위를 고발했다고 잠깐 소동이 있었지만, 이와 매우 비슷한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두 영화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에게 포로로 잡힌 것까지도 같다.
'언브로큰'의 주인공이 공군 폭격기에서 복무한 병사였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은 기차를 만드는 기술자로,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던 버마에서 철도를 만드는 일에 동원되었다. 그곳에서 심한 고문을 당하고 살아 남지만, 그 폭력의 후유증은 시간이 많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두 영화에서 용서와 화해의 방식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 '언브로큰'에서는 주인공이 나이 들어 일본 도쿄 올림픽에 성화 주자로 달리는 것이 보이는데, 자신이 당한 고통을 특정한 개인에게 보복하지 않고, 일본을 용서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피해자인 주인공이 자신을 고문한 가해자 일본인을 직접 만난다. 세월이 흘렀지만, 자신을 고문한 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용서한다면 그것은 어떤 마음일까.
주인공 에릭 로맥스는 자신이 포로가 되어 철도 공사에 동원되었던 바로 그곳, 버마에서 여행안내원으로 일하고 있는 일본군 출신 나가세를 만난다. 그리고 이미 지나간 시간이지만, 그때의 잔혹한 고문에 대해 묻는다.
항상 가해자는 변명을 하게 되고, 자기합리화를 한다. 자기 책임을 다른 사람, 조직, 국가에 떠넘기고, 자신도 피해자라고 변명한다. 히틀러의 부하들이었던 장군, 장교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본 군국주의자들도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 군부에 떠넘기기만 했다. 그들은 단 한 번도 진정으로 반성한 적도 없으며, 사과한 적도 없다. 이 영화에서는 가해자 나가세가 로맥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그런 것까지도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믿기 어렵다.
두 사람은 죽을 때까지 친구로 지냈다고 하는데, 로맥스의 이성적인 판단이 도덕적으로 나가세를 압도했다는 생각이다.
일본군의 잔혹함을 드러낸 것은 '언브로큰'보다 오히려 이 영화가 더 강렬하다. 일본군이 영국군을 고문하는 잔인한 장면이 여러 번 나오고 있어서 일본군의 전쟁범죄를 강렬하게 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에 대해서는 아무 반응이 없다가, '언브로큰' 같은 평범한 영화를 두고 일본을 비하한다고 떠들어 대는 일본의 일베충들을 보면, 일본의 수구꼴통들의 수준을 알 것 같다.
이 영화에 니콜 키드먼이 나온 것은 뜻밖이었다. 니콜 키드먼의 팬으로서, 예상하지 못하고 만난 것이 더 반가웠다. 수수한 차림의 중년 여성을 연기한 니콜의 모습은 여전히 아름답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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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이자 철도 애호가인 에릭 로맥스는 어느 날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패티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에 성공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전쟁의 후유증이 그를 괴롭히는데, 이에 패티는 그를 도와주기 위해 참전용사 핀레이를 찾아가 에릭의 충격적인 과거를 듣게 된다. 바로 전쟁 도중 에릭이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끔찍한 고문과 구타를 당한 것. 결국 핀레이는 힘들어하는 에릭에게 그를 고문했던 헌병대 장교 나가세의 행적을 알려주며, 복수를 종용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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