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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영화> Attila Marcel

by 똥이아빠 2015. 3. 10.



<영화> Attila Marcel

'일루셔니스트'를 만든 실뱅 쇼메 감독 작품. 영화의 원제는 '아틸라 마르셀'이지만 한국에서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다. 한국 제목이 잘 지은 예로 꼽힐만 하다.
두 이모와 함께 사는 폴은 어릴 때의 충격으로 말을 하지 못한다. 그 충격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모들은 교통사고라고 말한다.
폴은 '마담 프루스트'를 우연히 만나고, 마담 프루스트는 폴에게 차를 대접한다. 그리고 충격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마담 프루스트는 옛날 방식으로는 '마녀'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중세의 '마녀사냥'으로 희생당한 바로 그 마녀의 전형이다. 혼자 살고 있고, 사람들과 접촉이 적으며, 무언가를 키우고, 연구하며, 실험한다. 그리고 그가 다루는 재료는 주로 자연에서 나오고, 그 효과로 '마녀'가 사는 마을 주민들은 병을 고친다.
또한 여기에서 '프루스트'는 중의적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마담 프루스트는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를 떠올리게 하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시간(의식)의 흐름을 영화적으로 표현한 방식도 그렇다.
폴이 마담 프루스트가 타 준 차를 마시고 꼭 먹는 것이 '마들렌'인데,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에서도 홍차에 적셔 먹는 마들렌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이 제목이 '아틸라 마르셀'인 것을 보면, '마르셀 프루스트'라는 작가에 대한 오마주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지막 7부의 제목이 '되찾은 시간'이다. 이 영화에서도 폴은 마지막에 잊어버린 기억을 찾는다.
또한 무엇보다 이 영화가 좋았던 것은, 음악이었다.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이며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다양한 형식의 음악은 영화를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폴은 마담 프루스트가 타 주는 차를 마시면서 어릴 적 기억을 되살린다. 그리고 마침내 진실을 알게 되고, 자신을 억누르고 있었던 충격과 공포,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형식적으로는 마담 프루스트의 마법이 통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으로 들어가면 폴을 둘러싸고 있었던 '관계'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폴의 두 이모는 폴에게 다정하지만 엄격하다. 두 이모 모두 결혼을 하지 않았고, 집과 학원(춤교습소)만을 오갈 뿐, 주변에서의 따뜻한 인간관계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마녀'라고 불리는 '마담 프루스트'는 어떤가. 그는 비록 사람들과 나서서 만나지는 않지만, 그를 찾는 사람들은 많고, 사람들은 마담 프루스트와 따뜻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즉 속마음을 털어 놓는 것이다.
마담 프루스트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인간성과 포용력, 사랑과 믿음이 폴의 억압된 기억을 해체하는 동력이 되었을 것은 당연하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감동 그 자체다. 그리고 엔딩 타이틀이 다 끝나고 나오는 짧은 영상은 이 영화에서 큰이모로 출연한 프랑스의 명배우 베르나테드 라퐁을 추모하는 내용이다.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베르나테드 라퐁은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별 네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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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부모를 여읜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이모들은 폴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했지만 33살의 폴은 댄스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한 폴은 그녀가 키우는 작물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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