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Amour
생각이 많아진다. 부부가 나이 들어 살다 보면, 이런 일을 당할 확률이 꽤 높은 것이 현실이고 보면, 나같으면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고민하게 된다.
영화의 제목처럼 '사랑'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늙은 부부에게 '사랑'은 일부러 확인하거나 말하지 않아도 되는 말없는, 그러나 말보다 더 긴밀한 소통이다. 부부에게 자식의 존재는 피를 반씩 나눈(유전자가 부부의 절반씩 나눠지므로) 혈육이지만, 정작 부부는 혈연 관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전자를 공유한 존재도 아니다. 그럼에도 자식은 성장하면 독립을 하지만, 부부는 목숨을 다하는 순간까지 함께 삶을 이어간다. 피를 나눈 자식보다 더 오래, 더 가깝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고통스러운 질병에 시달리게 될 때, 배우자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안느는 자기가 뇌졸증으로 쓰러진 다음, 남편 조르주에게 말한다. 이렇게 살기 싫다고. 조르주는 안느에게 묻는다. 만일 내가 당신처럼 되었다면, 당신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안느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기에. 내가 아닌, 배우자를 위해서는 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부부지만, 정작 내가 고통스러울 때는 나 스스로 죽음을 단축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노년의 부부에게 이 영화는 존재론적 영화이며, 실존의 문제를 질문하는 영화다. 누구든 이 영화의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조르주의 선택에 갈등하게 된다. 당신이라면 조르주의 선택에 동의할 수 있을까. 별 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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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음악가 출신의 노부부 조르주와 안느. 어느 날 아내 안느가 갑자기 마비 증세를 일으키면서 그들의 삶은 하루아침에 달라진다. 남편 조르주는 반신불수가 된 아내를 헌신적으로 돌보지만, 하루가 다르게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그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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