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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Broken Flowers

by 똥이아빠 2015.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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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Broken Flowers

의문의 옛 연인에게서 온 분홍색 편지, 내게 19살 짜리 아들이 있다고?!
독신을 굳건하게 고수하는 ‘돈(빌 머레이)’은 사귀고 있던 애인 ‘쉐리(줄리 델피)’에게 결별선언을 당하고도 무심히 TV만을 응시하다 잠이 들 뿐이다. 이렇듯 나른하고 무기력한 생활을 청산하려 들지 않는 그에게 수수께끼 같은 발신인 불명의 분홍색 편지가 우편으로 도착하고, 그 편지로 인해 ‘돈’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옛 연인으로부터 온 편지에는 ‘돈’에게 19살 난 아들이 있으며 그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 떠났다는 내용이 써 있었다.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이웃이며 아마추어 탐정을 자처하는 ‘윈스턴(제프리 라이트)’이 꼭 이 ‘수수께끼’를 조사해야 한다고 들들 볶는 바람에, 주저주저하면서도 ‘돈’은 수수께끼의 단서를 쥐고 있을지 모르는 네 명의 옛 연인(프랜시스 콘로이, 제시카 랭, 샤론 스톤, 틸다 스윈튼)을 찾는 여정에 나선다. 독특한 개성을 지난 네 명의 여인들은 갑자기 찾아온 ‘돈’을 보고 놀라지만 그녀들 역시 ‘돈’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점차 ‘돈’은 무방비로 자신의 과거, 그리고 결과적으론 자신의 현재와 마주하게 되는데…('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영화 내용에서는 직접 다루지 않지만, 영화의 흐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 돈의 심리상태다. 왜 그는 인생을 다 산 사람처럼 무기력한 것일까. 의욕도 없고, 기분도 늘 우울하고,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지도 못하고, 하고 싶은 일도, 먹고 싶은 것도 없는 상태로 지낸다.
이런 증상은 전형적인 우울증인데, 돈이 우울한 상태에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그와 동거하던 여자친구 쉐리도 돈의 이러한 우울함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가게 된다.
결국, 이웃에 사는 친구 윈스턴과 그 가족만이 유일한 친구인데, 윈스턴의 가족은 가난하지만 아이가 다섯 명이나 되고, 늘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집을 나간 쉐리도 윈스턴네의 행복한 모습을 부러워할 정도였다.
어느 날, '20년 전에 낳은 네 아들이 있다'는 익명의 편지를 받게 되고, 친구 윈스턴의 도움으로 자신이 사귀었던 여성들을 찾아다닌다. 늘 우울하고 의욕도, 의지도 없는 돈은 과거의 여자친구들을 만나는 여행이 그다지 내키지 않지만, 윈스턴의 성화에 못이긴 척,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한 지난 과거의 시간들을 확인하기 위해 떠난다.
그리고, 돈이 만나게 되는 예전의 여자친구들은 하나같이 건강하고, 잘 살고 있다. 여기서, 돈이 만나는 것은 과거의 여자친구들이 아닌, 현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이다. 그들은 돈과는 이제 아무런 관계가 없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돈 역시 벤처사업으로 돈을 벌었지만, 그들 역시 새로운 방식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20년의 시간은 짧지 않다. 돈이 처음 찾아간 첫번째 여자친구(샤론스톤)는 카 레이서였던 남편이 자동차경주 사고로 사망하고 딸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가장 다정하게 돈을 맞아주었지만, 돈은 그녀와 결합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아니, 어떤 여성과도 다시는 같이 살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성이라는 존재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어떤 무기력과 염증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돈의 일관된 표정은 무표정, 무기력, 초점 없는 눈동자, 무관심 등이다. 이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돈은 이미 죽은 사람일 수도 있다. 그의 영혼이 과거의 여자친구들을 방문하는 것을 짐 자무쉬 감독은 은유적으로 표현했을 수 있다. 자기 자식이 있다는 것도 믿지 못하고,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거의 여자친구들을 찾아가 누가 그 (확인하지도 않은)아들의 엄마인지를 확인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아들이 찾아온다면, 그에게 물어보면 알게 될테니까, 일부러 고생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며 멀리 떨어진 과거의 여자친구들을 찾아다닌다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보다는 유령에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어떻든 이 영화는 하나의 우화로써, 과거의 여자친구를 찾아다닌다는 은유를 통해 자기 자신의 과거를 만나게 되는 내용이다. 결말이 열려 있는 것도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만든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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