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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Down By Law

by 똥이아빠 2015.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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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Down By Law

버디 무비라고 할 수 있다. 세 남자는 각기 다른 곳에서 출발해 한 곳(감옥)에서 모인다. 그렇게 만나지만 결코 우호적이지도 않고, 동질성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개별적인 존재이면서, 이질적인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툭탁거리고 다투면서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조금 거칠 뿐, 이것도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법일 수 있다.
게다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이탈리아인이 들어오면서 두 남자는 이방인인 한 남자를 통해 조금 더 상대를 이해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감옥은 큰 의미가 없다. 두 남자는 모두 억울하다고 항변하면서 감옥에 갇히지만, 낯선 사람들이 낯선 공간에 갇히고, 그 공간에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며, 다시 낯선 공간(감옥)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짐 자무쉬의 이전 영화 '천국보다 낯선'에서도 주인공들이 각자 다른 방향을 향해 떠나가는데,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들은 갈림길에서 헤어진다. 머무는 자와 헤어지는 자는 서로에게서 멀어진다는 것이 공통이다.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할 때쯤 다시 헤어지게 되는 상황은,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별 세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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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달리는 차창 밖으로는 흑백화면으로 황량한 풍경만이 펼쳐진다. 라디오 DJ 잭(Zack, 톰 웨이츠)과 삼류건달 잭(Jack, 존 루리)은 Z와 J로 발음상 이름이 비슷한 사람들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목표도 없이 공상을 즐기는 그들은 하루하루 건들대며 살다가 결국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누명까지 쓰고 루이지애나의 올리언스 패리쉬 감옥에 가게 된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으면서도 예전처럼 빈둥대며 시간만 때우던 그들의 방에 로베르토(로베르토 베니니)가 합류하게 된다. 두 명의 잭과는 대조적으로 반듯한 성격에다 매사에 긍정적이지만 어쩌다보니 그들과 어울리게 된다. 마침내 이 세 명의 남자는 탈옥에 성공하게 되고 한동안 죄수복을 입은 채 정처 없이 떠돌아다닌다. 그러다 그들은 우연히 한 마음씨 좋은 이탈리아 여인 니콜레타(니콜레타 브라치)를 만난다. 그들은 끊임없이 우연한 사건들에 노출되고 시간은 흐른다. 섞일 수 없을 것 같던 사람들이 헤어지게 될 무렵 묘한 동료애가 생겨난다. 그렇게 서로의 체온을 느껴갈 무렵 그들은 다시 각자의 길을 떠나게 된다. ('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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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과 유랑은 짐 자무시의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다. 짐 자무시 영화의 주인공들은 많은 경우 한 곳에 정주하지 않고 세상을 떠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데뷔작 <천국보다 낯선> 이후 두 번째 영화인 <다운 바이 로>에서도 마찬가지다. 데뷔작에 이어 역시 흑백영화이자, 자무시 스스로 ‘네오-비트-누아르-코미디’ 또는 ‘동화 같은 상상의 이야기’라고 말한 <다운 바이 로>도 떠돌이들의 이야기다. 그의 영화에서 주인공은 여행자이거나, 유랑자이거나, 아웃사이더이거나, 이방인이거나, 이민자이거나, 실제 외국인이다. 짐을 꾸려 여행하는 사람들이고, 정서의 처소를 찾지 못해서 이질적으로 떠도는 사람들이고, 중심 문화로 들어서기를 거부하며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고, 내 땅이 아닌 남의 땅에서 남의 언어로 사는 사람들이고, 그래서인지 이제 막 어딘가에 도착했거나 지금 막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들이다. <다운 바이 로>는 만남과 헤어짐에 관한 모자이크다.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면서 삶을 살아간다. 남들이 보기에 보잘 것 없는 삶이라 할지라도 누구에게나 인생의 길은 널리 열려 있다.

짐 자무시의 두 번째 영화 <다운 바이 로>는 ‘방랑’이라는 그의 주제를 더욱 확장시켜 나간 영화다. 그는 이 영화에서 미국 남부의 유려한 자연 풍경과 아름다운 녹색을 보여 주는 대신 흑백을 택했다.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가장 황량한 방식으로 보여 주기 위해서 로비 뮬러 촬영감독은 흑백 촬영에 관한 한 그와 같은 생각을 공유했다. 빔 벤더스의 70년대 영화들에서 탁월한 영상을 창조해냈던 로비 뮬러는 이러한 그의 내밀한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촬영감독이었다. 로비 뮐러의 정교하고도 소박한 흑백 화면은 짐 자무시가 바라본 미국, 아메리칸 드림의 껍데기 안에 존재하는 폐허와 다름없는 낯선 공간의 이미지를 가장 적확한 방식으로 드러냈다. 로비 뮬러는 <다운 바이 로> 이후 짐 자무시의 거의 모든 영화에 참여했다. 그는 자무시가 작품을 의뢰할 경우 다른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면서까지 기꺼이 그의 프로젝트를 기다린다고 고백할 정도로 짐 자무시와 공고한 관계를 맺었다. 더불어 짐 자무시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배역을 주길 즐긴다. <다운 바이 로>에 출연한 존 루리, 톰 웨이츠, 로베르토 베니니 역시 단골친구들이다. 뮤지션인 존 루리를 대학 시절 클럽에서 만난 뒤 자무시는 <천국보다 낯선>의 윌리, <다운 바이 로>의 잭(Jack)으로 기용했다. 오랜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톰 웨이츠 또한 <다운 바이 로>에서 잭(Zack)으로 출연한다. 특히 이들은 나눠가며 여러 편의 영화음악 작업을 맡는 것으로도 우정을 과시했다. 그러고 보면 <다운 바이 로>는 로베르토 베니니라는 새로운 친구 하나를 더 선보인 작품이다. 그를 이탈리아의 작은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으로 만난 뒤, <다운 바이 로>의 귀여운 죄수, <지상의 밤>의 숨막히게 떠드는 떠버리 운전기사로 출연시켰다. 로베르토 베니니라는 코미디 배우를 세계적으로 알린 데에는 자무시의 공이 컸다. 더불어 니콜레타 브라치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도 호흡을 맞춘 로베르토 베니니의 연인이기도 하다.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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