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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Night On Earth

by 똥이아빠 2015.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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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Night On Earth

다섯 편의 영화 모두 심야에 운행하는 택시와 승객이 등장한다. 새벽의 도시는 한낮의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밀집한 건물들 사이에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가로등이 도시를 밝히고 있지만, 그것은 마치 무거운 침묵처럼 우리를 짓누른다.
도시마다 살아가는 사람의 느낌이 다르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같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모든 사람이 다 다르듯, 도시도 모두 다르다. 로스엔젤레스는 헐리우드가 있고, 그 특징을 살렸다. '캐스팅 에이전트'인 빅토리아는 새벽에 내린 공항에서 젊은 여성운전자를 만난다. 당차고 씩씩한 이 여성운전자는 꽤 매력 있는데, 빅토리아는 새로운 얼굴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우연히 만난 택시 기사를 하는 여성을 눈여겨 본다.
그가 정식으로 영화에 출연할 것을 제안하지만, 당차고 씩씩한 여성 택시기사는 자신은 이미 정해 놓은 꿈-정비공-이 있기 때문에 싫다고 거절한다. 
뉴욕은 인종전시장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아간다. 추운 겨울 새벽, 브루클린으로 가는 택시를 잡지 못한 흑인 요요는 동독 이민자가 모는 택시를 타게 된다. 하지만 이 동독 이민자는 이미 나이도 많고, 뉴욕의 지리도 모르며, 심지어는 운전도 할 줄 모른다. 요요는 자신이 운전을 하고 가면서 동독 이민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우연히 길거리를 걷고 있는 여동생을 만나 억지로 차에 태우고 집에 데려다 주는데, 차 안에서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박장대소, 웃음의 폭발 그 자체다. 가난하지만 유쾌하게 살아가는 뉴욕 사람을 보여준다.
파리에서는 코트디브아르에서 온 이민자인 운전수-'고스트 독'에서 아이스크림 장사로 출연했던-가 심야에 맹인 여성 손님을 태운다. 맹인이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불편할 것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 운전수는 맹인 여성에게 눈이 보이지 않아서 불편하지 않느냐고 묻지만, 정작 당찬 맹인 여성은 단지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일 뿐, 생활하는 데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가 장애인에 관해 갖고 있는 편견이 여지없이 깨지는 순간이다. 장애인을 동정의 눈이 아니라, 동등한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로마는 유쾌하다. 이탈리아인들이 노래 좋아하고, 수다스럽다는 특징을 잘 살려서, 심야운전을 하는 운전수(로베트로 베니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쉬지 않고 떠든다. 그가 태운 손님이 주교(정작 본인은 주교가 아니라고 말하지만)라고 오해한 운전수는 차안에서 고해성사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충격적인 자신의 성생활을 고백하는데, 그 와중에 주교는 뒷자석에서 심장마비로 죽어간다. 
헬싱키의 새벽은 북유럽의 음울함을 담고 있는 듯 하다. 눈 내린 새벽도시는 사람의 흔적조차 보기 어려울 정도로 고요하다. 쏟아지는 잠을 쫓으며 손님의 콜을 기다리던 운전수 미카는 세 명의 남자를 태우는데, 그들은 술에 취해 있다. 인사불성이 된 친구는 회사에서 해고되었고, 새로 산 차도 망가졌으며, 어린 딸이 임신을 했고, 아내가 이혼하자는 말을 들어 무지무지하게 불행한 하루였다고 했다. 
그러자 운전수 미카는 진짜 불행한 이야기를 듣고 싶냐고 말하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렵게 임신한 딸을 조산했고, 인큐베이터에서 연명하던 딸이 세상을 떠난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들은 두 남자는 눈물을 흘리며 운전수 미카를 위로한다. 
도시의 새벽 거리에는 낮과는 다른 이야기들이 흐르고 있다. 삶은 언제 어디서든 계속 되지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저마다 다르고, 슬픔과 기쁨의 교직으로 삶은 짜여지고 있다. 별 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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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밤>은 LA, 뉴욕, 파리, 로마, 헬싱키, 이렇게 서로 다른 다섯 도시의 택시 속에서 벌어지는 일화를 나열한 옴니버스 영화다. LA에서는 나이든 연예인 매니저와 나이 어린 소녀 기사 코키(위노나 라이더)가 만나고, 뉴욕에서는 운전에 미숙한 이민자 기사를 대신해 흑인 손님이 대신 운전해주기까지 하고, 파리에서는 맹인 여자(베아트리체 달)와 흑인 기사(아이작 드 뱅콜)의 짧은 교감이 오가고, 로마에서는 한 신부(파올로 보나첼리)가 수다스러운 기사(로베르토 베니니)의 차 안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하고, 헬싱키에서는 슬픔에 잠겨 만취한 승객들에게 세상에 그보다 슬픈 일은 더 많다며 기사가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들려준다.(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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