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Trip to Italy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화. 별 한 개.
사실, 욕을 하기 위해 일부러 영화평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 영화가 딱 그렇다. 감독의 다른 작품들은 꽤 훌륭했는데, 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성질을 가라앉히고 곰곰 생각해 본다.
영화는 제목처럼 이탈리아의 곳곳을 다니며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다. 딱히 어떤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냥 이탈리아 여행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순전히 내가 이탈리아 여행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도 내가 다녔던 도시와 풍경들이 나온다. 꽤 근사한 곳들이다.
감독도 이탈리아의 이런 풍경과, 음식이 마음에 들었을 것이고, 그것을 배우들과 함께 여행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거의 두 남자 배우의 어설프고, 어줍잖은 대화로 일관하고 있어서 재미가 없다기 보다는, 짜증이 난다. 두 배우는 우리에게 낯설기도 하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우리와 전혀 관계가 없는 내용들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며, 무엇보다 그들의 연기가 형편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대화가 많은 영화를 만들 때는 그 대화를 나누는 주인공들과 관객의 호흡이 맞도록 설계해야 한다. 즉 대화를 통해 관객이 감정을 이입하거나, 그 분위기에 몰입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대화를 잘 만드는 감독으로는 우디 앨런과 쿠엔틴 타란티노를 꼽을 수 있다.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 대화는 매우 중요하고, 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장면이다. 우디앨런의 대화는 기발하고, 재치있으며, 발랄하고, 재미있고, 따뜻하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살벌하고, 유머러스하며, 격렬하고, 의미심장하며 중의적이다. 두 감독 모두 대화를 통해 관객의 시선과 마음을 집중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두 남자 주인공의 대화는 지루하고, 엉뚱하며, 이해하기 어렵고, 어설프며, 꼴사납다. 두 사람이 동성애 관계가 아닌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영화를 보면서 입에서 욕설이 나오기는 참 오랜만이다. 나도 영화나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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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뭉친 두 영국남자, 꽃중년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은‘옵저버’ 매거진의 제안으로 6일의 만찬을 위한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다. 피에몬테에서 로마, 그리고 카프리까지, 지상낙원 이탈리아에서의 달콤한 여행을 통해 인생, 사랑 그리고 현재를 되돌아본 이들은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갈까? 차원이 다른 인텔리 듀오의 먹고 마시고 생각하는 이탈리아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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