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코코
헐리웃에서 영화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실사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런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포카혼타스, 뮬란, 쿠스코, 릴로&스티치, 모아나 같은 영화들이 해당한다. 즉 백인 중심의 이야기에서 백인이 아닌, 다양한 인종과 민족의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의 의도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가운데 다양한 민족과 인종의 삶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영화도 멕시코 사람들의 가족과 음악 이야기다. 멕시코의 명절인 '죽은자의 날'과 멕시코의 음악을 결합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내용이다. 주인공인 소년 미구엘은 집안에서 음악을 금지하지만 자신도 알 수 없는 열정과 재능으로 스스로 음악을 깨우치고 기타 연주를 한다. '죽은 자의 날'에 미구엘은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게 되면서, 음악 영웅으로 추앙받는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를 찾으러 간다. 집안에서는 고조할머니 코코의 아버지이자 미구엘의 증조할아버지가 음악을 위해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었고, 그 이유로 집안에서 음악은 금지되었던 것이다.
미구엘은 에르네스토가 코코 할머니의 아버지 즉 자기의 증조할아버지라고 믿고 죽은 사람들의 세상에서 그를 찾는다. 하지만 그가 ㅈ,ㅇ조할아버지라고 믿었던 에르네스토는 진짜가 아니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등장한다. 가족의 사진에서 얼굴이 찢겨나가 볼 수 없었던 인물, 훌리오를 만난다.
밝고 경쾌한 멕시코 음악과 증조부모까지 올라가는 대가족 제도, 신발을 가내수공업으로 만드는 집안 사업까지, 오랜 전통이 살아 있는 멕시코의 문화를 이 영화를 통해 다른 나라 관객들은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코코 할머니의 경우, 어렸을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게 되었고, 아버지가 음악을 위해 가족을 버렸다고 믿게 되었다. 아버지 없이 엄마와 함께 살아왔던 세월을 생각하면 코코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느낄 수 있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뒤섞인 복잡한 심정으로 평생을 살아왔고, 그래서 집안에서는 음악을 용납하지 않았지만, 고손자 미구엘을 통해 음악과 아버지를 함께 찾게 된다. 음악은 영혼을 치유하는 유일한 수단이 아닐까. 죽은 자들을 불러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산자와 죽은자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음악이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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