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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1980년대

1980년대-22

by 똥이아빠 2011.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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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의 몇 달 동안 구로공단에 있는 도금공장엘 다녔다.
더 오래 다니고 싶었지만, 중간에 문제가 생겨 해고당하고 말았다.
함께 산을 오른 공장 동료들은 대부분 후배들이었는데,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소모임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눈치를 챈 공장측에 의해 해고당했다. 이 사진은 모두들 친해진 다음, 친목을 위해 소요산 산행을 했을 때이다.
도금공장의 환경은 매우 열악했고, 임금도 형편없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시골에서 올라온 나이어린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저임금 속에서 오랜 시간 일했고,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 공장에 다니면서 소설을 썼고, 도금공장을 소재로 단편을 따로 쓰기도 했다.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한 목적을 두고 공장에 취직을 했지만, 또한 생존을 위한 밥벌이기도 했던 공장생활은 몹시 힘들었다. 도금 과정은 무거운 쇠를 다루는 힘드는 일이기도 하지만, 중금속과 화학물질을 다루는 일이기도 해서 몹시 위험하기도 했다.
우리가 옷을 갈아입는 좁은 창고가 있었는데, 그곳에 드럼통이 놓여 있고, 그 드럼통 안에는 고체 청산가리가 가득 들어 있었다. 혀에 살짝 묻히기만 해도 죽는다는 바로 그 청산가리가 말이다. 누구도 안전에 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염산도 마구 부어댔는데, 그 염산이 눈에 튀면 눈이 멀기도 하는, 극약임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우리는 거의 날마다 야근을 했지만 임금은 정말 쥐꼬리보다 작았다. 월급을 타고도 술 한 잔 마음놓고 마실 수 없을 만큼 우리들은 가난했고, 삶은 비참했다. 그래서 더더욱 노동조합이 필요했지만, 노동조합을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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