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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중국영화

귀신이 온다

by 똥이아빠 201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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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온다 - 10점
Wen Jiang 감독, 지앙 홍보 외 출연/엔터원

중국이 무서운건, 그들 스스로의 입으로 자기들이 '아Q'라는 것을 고백하는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전통은 루쉰 선생이 세상에 널리 알림으로써 시작되었는데, 이후 중국의 예술가들은 중국 인민의 '아Q'적 기질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인민에 대한 애정은 변하지 않았다.
영화에서도 그 전통은 당연히 이어졌고, 중국의 3세대, 4세대, 5세대를 이어오면서 중국 영화는 중국 인민의 이야기만으로도 걸작을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영화, '귀신이 온다' 역시, 중국 인민의 단편을 그린 것이다. 일본 패망 직전의 중국 어느 시골 마을이 배경이고, 가난하고 어리석은 마을 인민들이 뜻하지 않은 사건에 말려들면서, 그들의 삶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린다.
비극적 결말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지만, 그 결말이 '붉은 옥수수'처럼 될 것인가, 아니면 좀 더 기발하고 예상치 못한 결말이냐가 문제였다. '붉은 옥수수'가 중국 인민의 영웅적 태도를 보인 것이라면, 이 영화는 역사의 결말과는 관계 없는 아이러니를 만들어 냈다.
한편으로는, 루쉰 선생이 말씀하신 것처럼, 주인공과 마을 주민은 마치 '아Q'처럼 어처구니 없는 짓만 저지르다가 그 죽음까지도 아이러니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중국 인민의 삶은 당대의 역사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인민의 태도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부조리하고 아이러니한 그 시대를 탓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인민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을 뿐이고, 그렇게 역사는 면면이 이어져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인공 마다산의 마지막 행동은, 사람들에게 비웃음과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로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고, 그것이 바로 '중국 인민'이 역사에서 보여 준 태도였음을, 감독은 말하고 있다.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심각하지 않게, 또한 살벌한 장면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연출은, 중국 인민의 낙관성을 보여주는 듯 해서 감동이었다. 별 네 개 반.

귀신이 온다
감독 강문 (2000 / 중국)
출연 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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