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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열차 안의 낯선자들-스트레인저 온 트레인

by 똥이아빠 2016.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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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열차 안의 낯선자들-스트레인저 온 트레인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원작 소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작품.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데뷔작이다. 여성작가로는 매우 드물게 데뷔작부터 스릴러로 출발한 셈이다.
나중에 리플리 시리즈로 더욱 유명해지지만, 이미 데뷔작부터 히치콕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는 건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교환 살인'이라는 기상천외한 발상도 그렇지만, 데뷔작부터 싸이코패스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이후 그의 작품 대부분에서 싸이코패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걸 보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인간관이 남달랐던 것은 분명하다.
원작소설과 영화는 설정이 조금 다르지만 두 주인공 남성에게 있어 자신의 현재를 억압하는 대상을 제거하고자 하는 욕망은 일치한다. 다만 그것을 부르노처럼 실행에 옮기느냐, 아니면 도덕적인 이유로 행동하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부르노의 행동은 극도로 이기적이면서 본능적인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테니스 선수인 가이가 피해자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아버지를 죽여달라던 부르노는 가이의 동의 없이 가이와 별거하고 있는 아내를 살해한다. 그리고 가이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달라고 말한다. 가이로서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고, 미치고 환장할 상황이지만, 영화를 되새겨보면, 부르노를 이용한 것이 오히려 가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즉 피해자(로 남고 싶은) 가이는 열차 안에서 처음 만난 부르노의 제안을 거절하긴 하지만 그것이 심각한 범죄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한다. 가이의 내면에서는 어떻게든 별거하고 있는 아내와 헤어지고 지금 사귀고 있는 앤과 결혼하고 싶은 바람이 간절하다.
앤의 아버지는 유명한 정치인이고, 그의 사위가 되면 사회적 지위와 출세는 보장되기 때문이다.
반면 부르노는 재산이 많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재산을 남기지 않고 죽을 것이 걱정되고,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고, 간섭을 하는 아버지가 미워서 거액의 재산을 하루라도 빨리 상속받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를 죽일 계획을 꾸미게 된다. 그는 자기가 계획을 세우고, 가이를 끌여들였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가이의 입장에서는 '불감청고소원'이 되어버린 상태다.

1950년에 발표한 이 소설이 1951년에 영화로 만들어졌으니 히치콕의 감각도 대단하고, 이 소설이 당시 일으켰던 반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젊은 여성작가의 데뷔작을 영화로 만든 히치콕의 판단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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