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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아버지와의 마지막 여행

by 똥이아빠 2016.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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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버지와의 마지막 여행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지는 영화. 희망이 없는 길을 가야만 하는 아버지와 아들. 무엇보다 어린 아들의 처지가 마음 아프다.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 영화 속 아버지는 자격미달이다. 아들을 함부로 대하고, 폭력을 휘두르고, 자기의 감정을 여과없이 어린 아들에게 투사한다.
아들은 이미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지만, 아버지에 대한 애정의 마지막 끈을 놓치 않으려 한다. 아버지는 본능적으로 아들을 사랑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거칠고 폭력적이다.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하층민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에게서도 같은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그가 살았던 세월은 모질고 걍팍했으며, 따뜻한 보살핌과 인간의 애정에 감화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태도와 행동을 일방 비난하기 어려운 지점은, 그의 폭력적이고 무지한성품을 단순히 개인의 잘못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 우리는 범죄자를 비난하는데 익숙하다. 누군가 범죄를 저지르면, 그 '사람'의 행동을 비난하고, 그 '인간'의 됨됨이를 비난한다.
물론 많은 부분 인간 품성의 근본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근본'이라는 것도 인간의 유전자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보다는 태어나서 자라는 어린시절에 어떤 환경에 놓여 있었는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태어나서 어떤 환경, 어떤 부모에게서 자라는가가 그 사람의 품성을 결정하게 되고, 대부분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경우에 범죄에 쉽게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 영화는 그런 상황에 놓인 아버지와 아들의 마지막 순간을 그리고 있다. 전혀 애틋하거나 동정의 여지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두 사람의 관계는 심각한 애증의 관계다.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하지만, 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아이는 어려서 아버지를 본능적으로 따르지만, 아버지의 폭력에 두려움과 증오가 마음 속에서 일어난다.
이런 갈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 누구도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그들 스스로도 이 억압의 관계를 풀어나갈 능력도, 상황도 안 되고 있다. 그래도 조금 더 현명한 것은 어린 아들이다. 아버지가 저지른 범죄를 용서하지 않고, 차라리 혼자서 살아갈 것을 결심하고 추적하는 경찰에게 아버지의 위치를 알리는 것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버지를 떠나 황량한 벌판을 달려가는 어린아이의 모습은, 지금의 억압적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애처로운 몸짓이자 자유와 독립을 향한 몸부림인 것을 우리는 눈물겹게 지켜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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