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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포레스트 검프

by 똥이아빠 2016.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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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레스트 검프

미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우화. 원작 소설과 영화의 내용은 조금 다르다. 
포레스트 검프는 IQ 75로 경계선 지능인데, 살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곧 미국의 역사를 바꾼 사람들이다.
50년대 처음 만난 사람이 무명 가수였던 엘비스 프레슬리였고, 미식축구의 유명한 감독 폴 프라이언트를 만나며,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고 명예 훈장을 받은 다음 군인 신분으로 중국과의 핑퐁 외교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또한 존 레논에게 '이매진'의 영감을 주는 말을 하고, 새우잡이 배를 운영해 부자가 되며, 당시 대통령이던 닉슨과 만나 그가 정해준 호텔에서 잠을 자다 '워터케이트' 사건의 제보자가 된다.
새우잡이로 부자가 된 댄 중위는 검프에게 지분을 나눠주는데, 그는 '애플'이라는 과일회사에 투자를 했다가 대박이 난다. 물론 검프도 함께.
그리고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여자친구 제니를 만나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제니가 세상을 떠난 다음, 유일한 혈육인 아들과 함께 살아간다.

미국 현대사를 큰 흐름으로 훓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도 있고 의의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 바라보는 미국의 시선은 철저하게 미국을 미화하는 관점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미국식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것은 지적 장애인인 포레스트 검프가 어려운 환경을 딛고 성공한다는 아메리칸 드림을 보여주지만, 미국이 겪고 있는 많은 문제-인종차별, 침략주의, 빈부격차 등-에 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미국의 기득권 세력이 만든 역사와 민주주의의 프레임은 그 나름대로 훌륭하지만, 정작 중요하고 근본적인 부분은 아예 처음부터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미국의 역사를 밑바닥부터 뒤집은 책으로 하워드 진 교수가 쓴 '미국민중사'가 있다. 이 책은 분명 미국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처음 아는 내용이라고 했을 정도로, 미국의 역사에서 어두운 부분은 주류 역사 기록에서 제외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평범한 시민들은 이 영화를 통해 미국의 현대사에서 재미있는 부분만을 훓어본다는 즐거움이 있겠지만, 우리는 마냥 재미있게만 보기에는 마음이 불편하다. 우리는 70년대 이후 제3세계 약소국으로 가진 것이라고는 오로지 노동력 밖에 없는 상황에서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강대국의 제품공장으로 시작해 미국과 일본 등에 제품을 수출해 경제를 일으켰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엄청난 희생이 있었다.
제3세계 노동자들의 노동력이 착취되는 상황에서 그 수혜의 열매를 가져간 것은 자본가들과 강대국의 인민들이었다. 즉, 값싼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3세계 노동자들은 인간 이하의 착취를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으며,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최저 생존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전체의 사용 에너지에서 약 40%를 사용하고 있는 최고의 소비국가이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주된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은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미국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극소수 자본(가)이 미국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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