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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11년

아산 조부모 묘소를 찾다

by 똥이아빠 2016.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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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조부모 묘소를 찾다


한겨울에 묘소를 찾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이때는 어쩐 일인지 눈 내린 날, 조부모의 묘소를 찾았다.

아침에 아들이 다니는 학교 기숙사에 가서 아들을 데리고, 같은 학부모가 운영하는 학교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아산으로 내려왔다.

묘소에 들렀다가 고모님 댁에 들러 함께 영화를 봤다. 영화는 '평양성'.

지금 사진을 보니, 이렇게 어린 아이를 기숙사에서 생활하도록 한 것이 후회된다. 그때는 그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으나, 마음으로는 몹시 안타깝고 안쓰러웠다. 물론 주말에는 꼭 집에 데려와서 함께 지내기는 했지만 주중의 학교 기숙사 생활이 아이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고,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 우리의 선택이 잘못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 당시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공교육을 선택하는 것은 아이에게 더 비극적인 현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달리 대안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한국에서 교육은 어떤 형태로든 비틀려 있다. 공교육은 입시경쟁으로, 대안학교는 확인되지 않은 교육 내용을 아이들을 상대로 실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형태든, 피해자와 희생자는 아이들이다. 이것은 아이들을 키우는 어른들의 책임이다. 올바른 교육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도 드물다. 

돌이켜보면, 겨우 12살 아이가 한 말에 진실과 핵심이 들어 있었고, 아이의 말을 귀기울여 듣지 못한 것이 지금도 미안하다. 앞으로는 아이의 말에 조금 더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듣기로 마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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