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를 말하다_012_현관방범문 설치

집짓기를 말하다_012_현관방범문 설치

 

시골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시골의 방범을 의심한다. 

시골에서 살기 싫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깜깜한 밤이 무섭다, 문화생활(소비생활이겠지)을 할 수 없다, 아이들 교육(사교육이겠지)을 할 수 없다, 교통이 불편하다, 왠지 더럽고 지저분할 것 같다 등등 이유는 많은데, 대개의 경우 잘 모르고 있는 내용이거나, 왜곡된 선입견이다.

오히려 시골은 밤이 깜깜해서 달빛, 별빛이 더 밝게 빛나고, 치안도 안전하다. 밤에는 깜깜하고 조용해서 작은 소리도 잘 들린다. 교통이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마을 버스 시간과 전철 시간을 잘 맞추면 그리 불편하지 않게 나들이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방범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경우, 마을에 도둑이 드는 것은 새로 지은 집이 아니라 오래된 집이 많다. 오래된 집은 주로 원주민들이 사는 집이고, 잘 알려진 것처럼 시골에서 원주민은 나이가 많은 분들이다.

도둑은 노인들이 사는 집을 주로 노린다. 게다가 오래된 집은 방범이 허술해서 도둑이 드나들기 쉽기도 하다. 시골에 도둑이 많다는 것은 이런 노인의 집을 노리는 놈들이 많기 때문에 생긴 소문이다.

 

그래도 방범을 철저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집은 집을 짓고 약 2년 정도는 따로 방범문을 설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관문을 열어 놓아야 할 일이 많고, 여름에는 벌레들도 막아야 했기에 처음에는 방충문을 알아보았다.

방충문은 시중에 종류도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방충문만으로는 방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다시 방범방충문을 찾았더니 꽤 괜찮은 제품이 있었다. 방범방충문은 제품의 특성 때문에 주문제작이다. 문의 크기가 다 달라서, 방범방충문 제작업체에 맡기거나, 건축주가 직접 수치를 재서 주문해야 한다.

나는 현관문과 뒷문의 수치를 직접 재서 제작업체에 주문했다. 

그리고 도착한 방범방충문. 

주문한 제품의 품질은 꽤 훌륭했다. 무엇보다 튼튼하게 잘 만들었고, 내가 불러 준 수치에 꼭 맞게 만들어 보내주었다.설치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수치만 맞으면 문을 단단하게 고정하고 실리콘으로 마감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뒷문 역시 간단하게 설치했다. 이렇게 집주인이 직접 수치를 재고, 택배로 배달을 받아서 직접 설치하면 비용도 아주 적게 들어간다. 설치까지 맡기면 인건비 때문에 비용이 두 배 이상 들어가게 되어서 부담스럽다.

 

현관문을 열어 놓고, 방범문의 잠금 기능으로 방범방충문을 잠그고 자도 안전하다. 물론 강한 힘으로 충격을 주면 망가지겠지만, 어지간해서는 문제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

여름에도 문을 다 열어 놓고, 방범방충문을 잠궈놓으면 바람도 잘 통하고, 벌레도 들어오지 않아 퍽 좋다. 요즘은 아파트 현관문에도 이런 방범방충문을 하는 집이 많은 걸로 아는데, 단독주택이나 시골의 주택에서는 어쩌면 필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집 방범방충문은 2007년에 설치했으니 14년째 쓰고 있는데, 지금도 마치 새 것처럼 깨끗하고 문제 없이 잘 쓰고 있어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