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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기록/집짓기 관리

집짓기를 말하다_010_태양광 전기 발전의 실체

by 똥이아빠 2022.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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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를 말하다_010_태양광 전기 발전의 실체

 

2005년 8월에 준공해 입주한 이후, 우리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기요금이었다. 심야전기 요금은 차치하고 일반 전기요금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집을 설계하던 2003-2004년 무렵만 해도 LED 전구에 관해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태양광 발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즉, 우리집을 설계할 때, 전기와 관련된 내용들은 거의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뜻이다. 전기를 어떻게 하면 아낄 수 있는지, 전기 사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설계, 구조적인 계산 등이 모두 빠졌다는 뜻이다.

여담이지만, 전기공사를 하기 전에 시공업자와 전기공사를 하는 업자에게 내부 네트워크 단자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지만, 그들은 그 말이 무엇인지조차 알아듣지 못했다.

즉, 인터넷 선을 집밖에 있는 단자함에 설치하고, 그곳에서 네트워크 선을 각 방과 서재, 거실 등과 연결하면 어디에서든 쉽게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것을 그들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우리집에서 가장 뒤떨어진 공사 부분은 전기와 관련된 것들이다. 전기와 관련한 설계부터, 실제 공사를 담당한 시공업자까지 모두 수준 이하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부실공사를 했다는 뜻이 아니라, 기존의 전기공사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극히 평범하고 전형적인 전기공사였다는 말이다.

 

어떻든, 새 집에 입주를 하고 나서 2년이 조금 안 되는 동안 우리가 받아 본 전기요금 고지서는 걱정하기에 충분한 숫자였다. 어떻게든 줄여야 했는데,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가전제품의 숫자를 줄이거나,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보는 것 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가전제품의 숫자를 줄이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입주할 때 설치한 빌트인 방식의 가전제품들이 있었고, 무엇보다 컴퓨터를 하루 종일 켜놓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그렇다고 컴퓨터로 일을 하는데, 컴퓨터를 꺼놓을 수도 없었고, 밤에 켜는 전등의 숫자를 줄이는 것도 마땅치 않았다.

집을 짓고, 초기에 설치한 전등은 모두 백열등이거나 형광등이었는데, 특히 백열등의 경우 전구 한 개에 60W(와트)의 전력을 소모하고 있어서 백열등을 켜게 되면 전기 소모량이 급격하게 올라갔다.

 

2007년 봄, 마침내 옥상에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을 설치했다.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을 설치한 것은 우리에게 있어 '신의 한 수'와 같은 역할을 했다. 이 시기는 정부에서 태양광 발전을 가정에 보급하는 단계에 있었고, 우리는 아마 두 번째 되는 해에 혜택을 받았다.

정부 지원금은 전체 공사비의 약 70% 정도를 지원해 주는 것이었고, 나머지 30%의 금액을 건축주가 시공업체와 협의해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 설치비용이 전체 약 2천만원 예산이라면 이 가운데 70%인 1400만원을 정부 지원금으로 해결하고, 나머지 600만원을 건축주가 부담하는 것인데, 이 비용은 건축주와 시공업체가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더 낮출 수 있었다.

 

태양광 전기 발전 시설을 설치하기 전에는 태양광 발전의 효과에 관해 많은 소문만을 듣게 되면서, 의심과 회의를 갖기도 했다. 태양광 전기 발전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었고, 정부와 시공업체의 홍보 내용에서는 전기요금을 기존의 1/3로, 즉 무려 60-70% 가까이 절약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로, 우리는 결정을 내렸다.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그냥 이대로 많은 전기요금을 내면서 살 것인가, 아니면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조금이나마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의 문제였다.

 

그러나 건축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 40%의 금액은 몫돈이어서, 그 돈을 회수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과 몫돈을 들이고 얻는 혜택이 전기요금을 지불하는 비용보다 더 큰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했다.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을 신청하는 것도 선착순이어서 우리는 이 정보를 알고 나서 가능한 빨리 연락을 했고, 다행히 그 해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을 신청하는 것도 무조건 신청만 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태양광 전기발전을 하려면 일정한 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시공업자들이 건축주에게 친절하게 그런 정보를 안내하지는 않는다. 시공업체로서는 일거리를 많이 따낼수록 수입이 많아지므로 건축주의 입장과는 별개로 무조건 일을 시작하려 한다.

 

 

하지만 건축주는 정부지원금도 있지만 자기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야 하고, 또 일단 설치를 하면 확실하게 효과를 봐야 하는데, 자기 집의 조건이 태양광 전기발전에 적합한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태양의 빛-열이 아니다-을 받은 반도체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컨버터를 지나 전기를 생산하게 되는데, 태양의 빛을 모으는 집진판-반도체-이 가능한 오래도록 태양을 바라봐야 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건물이 남향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건물을 지으면서 방향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들 하지만, 적어도 태양광 전기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방향이 중요하다. 해는 계절마다 뜨고 지는 방향이 다르고, 높이가 달라진다. 태양광 전기발전을 한 이후, 해를 조금 더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이 들었는데, 가장 일반적인 조건에서 태양광 전기발전이 가장 높은 효율을 내는 계절은 가을이다. 앞에서 말했듯, 태양광은 태양의 온도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이 전기발전에 더 좋을 거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집진판의 기울기-평균 약 30도-와 태양의 각도가 가장 잘 맞고, 집진판과 햇볕이 가장 오랫동안 서로 마주보고 있는 시간이 어느 시기인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은 해가 낮게 떠서 집진판과 가깝게 보기는 하지만 해가 떠 있는 시간이 너무 짧다. 여름은 해가 매우 길지만, 태양의 높이가 집진판과 맞지 않는다. 

 

 

그나마 이상적인 태양의 각도가 봄과 가을인데, 봄보다는 가을이 집진판의 각도와 어울리고, 시간도 적당한 편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단독주택의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은 한 가구당 최대 3kw/(1시간당)의 전기 발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최대'라는 말에 주의해야 한다. '평균 3kw'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함에도, '최대 3kw'라는 말은, 현실은 그보다 전기발전 용량이 적다는 뜻이다.

우리집의 경우, 최적의 조건에서 시간당 2.3kw까지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정도면 상당히 효율이 좋은 경우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태양광 전기발전은 해가 있는 낮에만 가능하고,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전기발전이 거의 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또한 우리의 경우, 낮에 생산한 태양광 전기는 따로 축전지에 모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전기계량기를 거꾸로 돌려, 기존의 사용한 전기생산량에서 줄여가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합리적인 방식이긴 하다.

 

그래도 조금 더 진보적인 방법은, 축전기를 따로 연결해 낮에 태양광 발전으로 만든 전기를 일부는 기존의 계량기로 보내고, 일부는 축전기에 모아 두었다가, 밤에 쓰거나 날씨가 흐리고 눈비가 올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을 옥상에 설치하기로 하고, 공사를 하는 분들이 오셔서 작업을 시작했다. 아침부터 시작해 해가 떨어질 때까지 하루 종일 일을 해서 결국 공사를 마쳤다. 

공사 자체가 힘들거나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 특히 우리집처럼 슬라브로 되어 있는 평평한 옥상에서 하는 작업은 그리 위험하지도 않았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른 주택의 경우, 경사가 심한 지붕에 설치를 할 때도 있고, 설치 조건이 좋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설치를 할 때인 2007년에는 집의 디자인과 태양광 집진판이 어울리지 않아서 건물 디자인을 해치지 않을까만 염려를 했는데, 이제 생각해 보면, 태양광 집진판을 이용해 보다 효율적인 공간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옥상에 설치를 할 때도, 집진판을 지붕처럼 이용해 그 아래 작은 다락방 같은 공간을 만들 수도 있고, 마당에 설치를 할 때는 집진판 아래를 차고로 이용하거나, 창고를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태양광 전기발선 시설을 설치한 다음, 우리집은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존의 전기요금에서 평균 약 60% 정도를 절약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한달에 15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이 나왔다면 태양광 전기발전을 시작한 다음부터는 한달에 약 5만원 미만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나중에 계산한 결과, 우리가 시공업체에 지불한 자기부담금은 태양광 전기발전을 시작하고 약 2년 정도만에 모두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우리가 몫돈을 들이긴 했지만 2년 정도 지나서 원금을 다 찾은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그러니까 2009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평균 100만원 이상-사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이지만-전기요금을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나의 경우를 볼 때, 태양광 발전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정말 제대로 된 태양광 전기발전을 경험했는지 의심하게 된다. 미래의 에너지로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것은 바로 태양이다. 태양의 빛과 열을 이용한 에너지야말로 인류가 최초로 이용한 이래, 가장 마지막까지 이용하게 되는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인간이 태양의 빛을 전기로 바꾸는 기술을 만들어 내면서, 인류의 삶에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 예고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지만, 태양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고, 그 전기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축전기술만 더 발달한다면 지금 쓰고 있는 화석에너지는 더 이상 쓰지 않아도 된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단독주택-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지만-의 에너지 완전 해결 방안은 태양광 전기 발전을 통해 축전지를 이용한 전기 활용이다.

즉, 낮에 태양광으로 전기를 발전해서 축전지에 모아 둔다. 축전지에 있는 전기는 조명을 비롯해 가전제품, 난방 등에 모두 쓰인다. 가장 친환경적이며 효율적인 에너지의 활용인 셈이다.

 

물론 지금도 이런 방법이 가능하지만 효율면에서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과학기술이 태양광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머지 않아 태양광을 이용한 에너지 해결 방안은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 전기발전을 시작한 것이 2007년 봄이었으니 올해로 8년째가 되고 있다. 태양광 집진판의 경우 반영구적이라고는 하지만 수명을 약 20년 정도로 보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무어의 법칙'에 따라 두 배의 성능으로 발전하면서 가격은 그 절반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태양광 집진판 역시 반도체이므로 성능은 해마다 두 배씩 발전하면서 가격은 그 절반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할 때, 정부지원금을 받지 않고, 오로지 건축주 자신의 비용으로 부담해서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을 설치한다고 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한 주택에 3kw(시간당)의 용량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만큼 넉넉한 용량의 집진판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주택에서 사용하는 조명, 가전제품-컴퓨터, IT기기, 주방용 전기제품 등-난방, 세탁 및 건조에 필요한 전기용량을 계산해서 그보다 넉넉하게 집진판을 설치할 것이다. 그것이 시간당 약 20kw라면, 그만큼 설치하면 된다.

그리고 그 전기를 모아둘 수 있는 축전지를 설치하고, 태양광 집진판에서 모은 교류(DC) 전기를 축전지에 모은다음, 사용할 때는 직류(AC)로 사용할 수 있는 컨버터를 거쳐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지금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경유, 심야전기, 화목, 팰릿 등 모든 종류의 원료들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 집도 깨끗할 뿐만 아니라, 공간도 넓게 확보할 수 있다. 우리집의 경우 심야전기 보일러가 두 대인데, 이 보일러가 차지하는 공간이 매우 넓다. 그만큼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을 설치한 이후, 나는 집에 있는 전구를 단계적으로 바꿨다. 가장 먼저 전기를 많이 쓰는 백열전구를 LED 전구로 바꿨고, 집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서재의 조명을 LED 전구로 바꿨다. 이렇게 전기 효율이 좋은 조명기구로 바꾸면서 전기요금은 더욱 적게 나왔다.

처음 입주했을 때와 비교하면 전기를 사용하는 생활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태양광 전기발전 시설을 하고, 백열등과 형광등을 LED 전구로 바꾸면서 전기요금은 많이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처음과 비교하면 약 1/3 수준으로 줄었으니 이 정도면 우리집 에너지 정책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도 태양광 전기발전이 비효율적이라고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우리집의 예를 들어 말한다. 태양광 전기발전의 혜택을 실감하고 있는 집이 바로 우리집이고, 나는 상당히 만족한다. 지금의 정부에서는 태양광 전비발전 보급에 얼마나 많은 지원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2007년 당시에는 정부의 정책이 꽤 훌륭했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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