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414-뷔페(VIPS)
이날 메모를 보니, 직장 동료가 사직하는 날이어서, 부서 동료 모두 함께 저녁을 먹었다. 장소는 홍대 빕스(VIPS). 지금 검색해보니 홍대 근처에는 빕스가 없고, 합정동에 있는 걸 보니 홍대 쪽은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 직장 다닐 때, 부서나 팀 회식을 하면 거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갔다. 우리 회사가 갖는 특징이기도 한데, IT회사의 개발부서 직원들은 대개 젊고,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 같은 회사에서도 영업부서 쪽은 특성상 접대도 해야 하고, 영업맨들 자체도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 회식을 술집이나 노래방 등을 가지만, 개발부서인 우리 부서나 팀은 패밀리 레스토랑을 선호했다. 그런 점에서 나도 이런 분위기가 적성에 맞았다. 술, 담배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술자리가 부담스럽고, 노래방 가는..
2020. 9. 4.
040314-한정식
누나 생일이어서 가족이 모여 밥을 먹었다. 16년 전의 사진이어서 이 식당이 지금도 있을까 검색했더니, 아직도 같은 이름으로 영업하고 있었다. 다만, '한정식'으로 운영한 것은 올해(2020년) 3월까지였고, 지금은 업종을 바꿔 주꾸미를 주메뉴로 영업하고 있었고, '담원한정식'이라는 이름은 광명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도 있는 걸 보니, 같은 이름으로 위치를 바꿔 운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한정식 메뉴 구성은 가격에 비례할 뿐 아니라, 메뉴를 결정하는 주인과 주방장의 주관에 따라 사뭇 달라진다. 한식은 어떤 메뉴라도 소화할 수 있는 포용성이 매우 높은 음식이어서, 진짜 조선식 한식부터 퓨전 한식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음식도 지역마다 다르므로, 한정식이 지방마다 매우 다르게 올라오는 걸 보면,..
2020. 9. 4.
020730-갈비구이
부천에 살 때, 가끔 외식하러 가던 집 근처의 식당. 지금 검색해보니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 다만, 이름은 바뀐 듯 했는데, '손가면옥'으로 써 있다. 취급하는 메뉴도 우리가 살던 2002년과는 달라진 듯하다. 그래도 한 자리에서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는 건 높이 살만 하다. 우리가 살고 있을 때는 '손가'라는 이름을 앞에 걸고 한정식도 하고, 냉면집도 하고, 갈비집도 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이 무렵은 어머니가 어린 아이를 돌봐주시고, 우리 부부는 맞벌이로 직장을 다니고 있을 때여서, 주말이면 주로 외식을 했다. 살던 아파트가 넓은 네거리에 있고, 사방이 모두 상가가 많고, 백화점, 대형할인매장 등이 있을 때여서 집에만 있기 답답하면 언제든 나갈 수 있었다. 토요일에는 주로 에버랜드에 갔는데, 어..
2020. 9. 3.
020512-한정식
2002년 5월 중순, 세 가족이 함께 전라북도 일대를 2박 3일 여행했다. 고창 선운사, 내소사, 변산반도 등을 둘러봤는데, 음식 사진은 거의 찍지 않았다. 이때만 해도 일부러 음식 사진을 찍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주로 건물과 풍경을 많이 찍었고, 그것들이 지금과 비교해서 참고할 만한 자료는 된다. 우리 일행이 숫자가 많아서 이 사진 속 밥상을 두 개 받았다. 지금 기억으로는 한 상에 4만원이었던 것같다. 꽤 큰 한정식 식당이었고, 건물도 잘 지은 한옥이었다. 한정식은 우리 음식문화의 자랑이다. 물론 지금의 '한정식'은 근대화의 산물이어서, '정통' 한정식은 아니지만, 문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고, 바뀌는 게 인지상정이니, 이런 상차림을 현대의 '한정식'이라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며..
2020. 9. 2.
020317-부천 진흙오리구이
2002년, 부천에 살고 있을 때 가족 외식을 하러 갔다. 19년이 지난 지금도 이 음식점이 성업하고 있는 걸 보면, 음식이 맛있고, 일관성이 있다는 걸 증명한다. 오리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데, 속에 찹쌀과 대추, 밤, 은행, 솔잎, 인삼 등을 넣고, 겉에 진흙을 발라 구워내면 우선 음식의 향이 좋다. 불맛까지 나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각종 재료의 어우러지는 향은 마치 한약 냄새 같기도 하다. 오래 되었어도 사진을 보니 그때 먹었던 진흙오리구이의 맛이 생각난다. 음식은 단지 끼니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이때 가족과 함께 한 시간도 함께 묶여 있어, 자연스럽게 그때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아기였던 아들이 이제는 청년이 되었으니, 이 사진 한 장이 무려 20년의 시간을 뛰어 넘는 추억을 불러온다.
2020.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