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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자유부인

by 똥이아빠 2015.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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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유부인

한형모 감독 작품. 영화의 원작은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정비석의 소설이다. 이 영화 역시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
1956년의 서울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자료로서도 훌륭하다. 전쟁이 끝나고 불과 3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때의 서울은 꽤 깨끗하고 반듯한 건물들이 들어선 것을 볼 수 있고, 자동차도 제법 눈에 띈다.
주인공 선영이 일하는 양품점에는 주로 외제 물건들이 많은데, 아마도 미군PX에서 빼돌린 물건이거나 미군, 군속, 그들의 가족들에게 구입한 물건들일 가능성이 많다.
반면, 대학교수의 부인임에도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하는 선영을 보면, 당시 대학교수의 수입은 변변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선영이 살고 있는 작은 한옥은 서울의 중산층의 삶이다. 이때 개봉한 다른 영화-돼지꿈-를 보면, 서울 변두리의 후생주택에 입주한 한 가족의 삶을 비교한다면, 선영의 가족은 꽤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선영이 양품점에서 일을 하겠다고 한 것은, 월급을 받아 가계에 도움이 되자는 것도 물론 있지만, 당시 가정주부들의 사회 진출에 대한 열망을 반영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다른 영화-서울의 휴일-에서도 서울에서 유명한 중국집으로 '아서원'이 나온다. 지금의 롯데호텔 자리에 있었던 아서원은 중국 화교 서광빈 씨가 연 중국요리집으로, 이 당시 서울에서는 유명한 중국 식당이었다.
알려진 바로는 1907년부터 1970년까지 이곳에서 중국요리집을 했는데, 박헌영이 1925년에 조선공산당을 결성하던 자리도 바로 이곳이었다는 말이 있다.
주인공인 선영 역은 김정림이 맡았는데, 김정림은 평양 출신이다. 다른 영화 '서울의 휴일'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던 양미희도 이 영화에 출연했는데, 양미희 역시 황해도 출신이다. 즉, 두 여배우 모두 북쪽 출신이어서 이때만 해도 남남북녀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김정림이나 양미희 모두 영화로만 봐도 북쪽 출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전형적인 북쪽 미인에 해당한다. 
영화의 내용으로만 본다면, 한국 최초의 '막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수위는 지극히 얌전한 수준이지만, 그때의 도덕적, 윤리적 기준으로는 엄청난 충격을 가져 온 스캔들이었다.
여염집 아녀자가 춤바람이 나고, 외간 남자를 만나고 다닌다는 이야기는, 당시의 시대 상황에서는 용서하기 힘든 내용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고, 성에 관한 억압과 남성위주의 가부장적 사회질서에 반기를 든 것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물론 결론은 그 시대의 주류-남성-가 원하는 방식으로 끝나고 있지만, 여성들이 예전과는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와 존재의 의미를 바꿔놓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별 세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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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대학교수 부인 오선영(김정림)은 화교회라는 모임에 나가면서 춤바람이 난다. 선영의 탈선행위는 아들과 장교수의 행색을 초라하게 하고 이를 눈치 챈 은미는 교수를 동정한다. 자신의 잘못은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선영은 은미와 장교수의 관계를 의심해 장교수를 추궁한다. 선영의 탈선은 계속되어 외간 남자와 호텔까지 가지만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장교수는 대문을 걸어 잠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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