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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Wild

by 똥이아빠 2015.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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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Wild

별 네 개. 공감하게 되는 영화. 추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한 여성이 태평양 종주길(Pacific Crest Trail)을 걷는다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임에도 이 영화를 보고나면 깊은 감동을 얻게 된다.
사실 영화에서 태평양 종주길을 걷는 장면은 한 두 장면의 긴장감을 제외하면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밋밋하다. 단지 묵묵히 4300km를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리고 주인공이 그 길을 무사히 걸었다는 것을 알기에 관객은 종주길을 걷는 것을 비교적 안심하고 기쁜 마음으로 볼 수 있다.
주인공인 셰릴이 여성으로 태평양 종주길을 완주하지만, 사실 그 전에도 이 길을 완주한 여성은 많았을 것이다. 그들이 주목 받지 못한 것과는 달리 셰릴은 주목을 받았고, 그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것은 셰릴의 개인사 때문일 것이다.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늘 맞고만 살았던 어머니, 가난하게 살았던 어린 시절, 40대에 죽은 엄마, 불우한 개인사로 망가진 자신의 삶, 불행한 결혼생활 등 어릴 때부터 늘 불우한 환경 속에 놓였던 한 여성의 삶이 종주길과 함께 교차 편집된다.
세상을 밝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던 셰릴은, 엄마가 죽고, 그 충격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지만, 어떤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태평양 종주길을 생각했던 것은 우연한 순간의 일이었겠지만, 그를 걷게 만든 원인은 그의 불행했던 삶이었다.
한 사람이, 지금까지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과 절차가 있을까.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할 것이고, 다른 삶을 살기 위한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이다.
주인공 셰릴은 그 계기와 마음가짐을 걷는 것으로 선택했다. 태평양 종주길, 4300km의 거리. 약 5개월 정도의 기간. 과거를 정리하고, 마음을 추스리고,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그 삶과 이별할 준비를 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5개월 동안의 걷기라면, 아마도 충분하지 않을까.
물론 과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과거를 잊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걸었던 기억과 과정이 자신의 삶에서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 고통스럽고 우울했던 과거의 악몽을 지켜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마음과 몸이 치유되는 느낌을 얻게 되는데, 걷는 과정에서 어지러운 마음이 정리되고, 몸은 더욱 강건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적 고통을 '걷기'라는 육체의 운동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꽤 훌륭한 기능이라고 본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바로 직전에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만든 감독이라는 것이 퍽 놀라웠다.
캐나다 출신의 장 마크 발레 감독의 작품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통해 알았는데, 매튜 매커너히의 놀라운 연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던 매우 뛰어난 작품이었다. 그 감독이 다시 이렇게 멋진 영화를 만들었으니, 새로운 감독을 발견한 기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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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삶, 폭력적인 아빠, 부모의 이혼으로 불우했던 유년 시절을 지나 엄마와 함께 행복한 인생을 맞이하려는 찰나,
유일한 삶의 희망이자 온몸을 다해 의지했던 엄마가 갑작스럽게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엄마의 죽음 이후 인생을 포기한 셰릴 스트레이드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파괴해가고…그녀는 지난날의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수 천 킬로미터의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극한의 공간 PCT를 걷기로 결심한다. 엄마가 자랑스러워했던 딸로 다시 되돌아가기 위해..('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태평양 종주길'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는데, 인터넷을 검색하니 꽤 많은 정보가 나왔다.
미국에서의 보도를 보면, 이 영화 개봉 이후에 태평양 종주길을 걷는 사람이 약 4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영화 한 편이 주는 힘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여성들의 종주가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종주에 참가하는 사람이 늘은 것도, 여성의 숫자가 늘어난 것도 모두 환영할 일이다. 다만 종주길의 환경이 파괴되는 문제가 있어 미국 산림청에서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이렇게 긴 거리를 묵묵히 자신의 두 발로 걷는 일은, 사람이 태어나서 한 생을 살아가는 동안 꼭 한 번은 해봄직한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비교적 평범한 내용이지만 영화 속 음악은 참 좋다. 사이먼과 가펑클의 '엘 콘도르 파사'를 주제곡으로 썼고, 좋은 노래들이 많이 나오지만, 특히 영화의 타이틀 롤이 다 올라가고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음악이 이 영화의 진짜 주제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은 First Aid Kit - "Walk Unafraid" (R.E.M. cover)인데, '두려움 없이 걷다'라는 제목처럼, 가사도 철학적이고, 음악은 감동을 준다. 이 영화를 통해 First Aid Kit을 새로 알게 되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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