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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춘희막이

by 똥이아빠 2015.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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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춘희막이

이 영화를 말하기 전에, 올해 EBS에서 주최한 EIDF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출품한 작품들 가운데 한국 작품들 세 편이 생각난다. <얘기해도 되요?>, <어린 인생> 그리고 또 한 편은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데, 어떻든 이 세편의 한국에서 출품한 작품들이 외국에서 출품한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수준 이하'의 형편 없는 작품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다큐멘터리를 만든 사람이 볼 때는 퍽 억울하고, 기분 나쁠 말이겠지만, 그 정도 수준의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서 영화제에 출품하려는 배짱도 어처구니 없지만, 그것을 받아서 TV며 극장에서 상영한 EBS도 참 그렇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의 수준은 외국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고 현실이다. 이 영화 '춘희막이' 역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워낭소리'의 뒤를 잇는 '인간극장'류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이 영화를 왜 만들었을까,하는 것이다. 두 노인의 박복하고 기이한 인연이 영화의 소재가 되어서? 일부다처제의 현실을 보여주고, 한 남자의 두 아내가 친구처럼, 자매처럼, 모녀처럼 살아가는 것이 신기해서일까? 두 사람이 지지고 볶으며 46년 동안 살아온 것이 신기하고 놀라운 현실이어서?

다큐멘터리도 다양한 분야가 있으니, 이렇게 소소하고 일상을 담담하게 그리는 영화 역시 충분히 있어야 하는 분야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인정하지만, 사람의 삶을 담아낼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관객에게 충분히 공감과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이 영화에서는 어디에서 공감하고, 어디에서 감동을 느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허리가 굽은 두 노인이 사회적 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한국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들여다 봐야 하는 걸까? 아니면 자식들이 자주 찾아뵙지 않아서 두 노인이 소외되고 고생만 하고 있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간극을 읽어야 하는 걸까?
한국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축첩제의 폐해에 대해 비판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 피해자인 두 할머니가 살아 온 삶이 기막혀서 안타까워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다큐멘터리도 분명 감독의 '의도'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니, 감독이 무엇을 보여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는지가 퍽 궁금하다. 이 정도의 다큐멘터리라면 TV에서 흔히 나오는 '인간극장'이나 '고향은 지금'에서도 얼마든지 다룰 수 있는 내용이니 말이다. 별 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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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과 태풍으로 두 아들을 잃은 큰댁 막이는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작은댁 춘희를 집안으로 들인다. 영감이 떠난 지 한참이 지나도록 둘은 모녀인 듯, 자매인 듯, 친구인 듯한 애매한 관계를 46년간이나 유지하며 함께 살았다. 모질고 질긴 두 할머니의 특별한 인연. 이제 서로의 마지막을 지켜줄 유일한 사람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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