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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집으로 가는 길

by 똥이아빠 2016. 1. 2.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영화 보는 내내 울화통이 터지는 건, 한국외무부와 외국에 있는 대사관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 때문이다. 이 사건의 전말은 예전에 '딴지일보'에서 실제로 올라온 것을 봤고, 결국 '딴지일보'를 비롯한 네티즌의 협력으로 프랑스의 감옥에 갇혔던 여성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자기 나라의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외국에 있는 대사관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이 영화처럼 국회의원이나 고위관리를 대접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돈과 시간을 들이고 있는 것을 볼 때, 이 나라는 뿌리부터 깊게 썩어 있음을 알게 된다.

사실, 이 영화 속 주인공은 마약과는 관계가 없는, 단순가담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몫돈이 생긴다는 욕심에 자신이 범죄에 연루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게다가 이 영화처럼 남편이 보증을 잘못 서서 사기를 당하는 것은, 멍청한 남편 탓이기도 하다.
잘못은 분명한데, 한편으로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라도 돈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가난한 서민의 삶을 돌아보면, 그 책임은 훨씬 구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문제가 된다.
주인공이 얼마간의 몫돈을 만지기 위해 범죄로 의심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 역시 개인의 부도덕함으로 돌리기 어렵다. 물론 실제 사건이나 영화가 진실을 다 말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더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설령 개인이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외국의 대사관에서는 자국민에 대한 보호와 안전, 법적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불 한국대사관의 직원들은 그런 당연한 일을 하지 않았으며, 권위적이고 악의적인 수법으로 오히려 궁지에 몰린 한 사람의 국민을 더욱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했다. 이것이 진정한 국가범죄다.

주인공이 교도소에 갇힌 마르티니크 섬은 프랑스령으로, 예전 프랑스 식민지였던 섬이다. 프랑스에서 비행기로 9시간 떨어진 곳이고, 쿠바 바로 아래에 있는 아주 작은 섬이다.
이 섬이 중요한 것은, 이 섬에서 바로 '프란츠 파농'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체 게바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미국 흑인운동에 가장 중요한 영감과 지혜를 준 사람이 바로 프란츠 파농이다. 말콤 엑스나 마틴 루터 킹 등은 프란츠 파농의 이론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하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프랑스령의 작은 섬에서 마치 빠삐용이 살던 것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감옥살이를 하는 주인공이지만, 한국정부보다 오히려 프랑스정부가 더 인도적이고 인간적 배려를 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감옥 생활은 고통스러웠지만, 적어도 프랑스 관리들이 보여주는 태도만큼은 주불한국대사관 직원들이 보여주는 안하무인, 폭력적인 태도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게다가 프랑스 법정은 주인공을 가석방시켜 감옥에서 나와 독립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권'에 관한 것이라고 본다. 한 사람의 억울한 사연을 다룬 것이기도 하지만, 인간에 관한 기본적인 인권과 배려를 보여주는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라는 것과 한국은 여전히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나라라는 것을 알게 한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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