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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맨 인더 다크

by 똥이아빠 2016.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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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맨 인더 다크

원제는 Don't Breathe.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세 명의 청년이 맹인이 살고 있는 집에 침입해 돈을 훔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예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청년들은 맹인의 집에서 쉽게 탈출하지 못한다.
단순한 줄거리를 공포영화로 만든 실력이 놀랍다. 특히 저예산 영화-헐리우드에서 이 영화는 1천만 달러가 안 되는 제작비로 만들었다-로 이 정도의 내용을 만들 수 있다는 건 훌륭한 시나리오 덕분이다. 
공포나 호러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연기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장르 영화의 특성 때문이기도 한데, 영화의 장치가 배우들의 연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나 호러 효과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중요하다. 특히 맹인의 경우,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약점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 명의 청년 역시 맹인의 집에 들어온 뒤부터는 거의 많은 시간을 어둠 속에 갇히게 된다. 즉 눈이 있어도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맹인과 동등한 입장이 되는 것이다. 영화에서 세 명의 건장한 청년은 가해자임에 분명하지만, 뒤로 갈수록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반전은 완전히 다른 조건들이 뒤집히면서 일어난다.
즉, 건장한 세 명의 청년과 노인이면서 맹인인 남자 한 명, 도둑으로 침입한 세 명의 청년과 선량한 맹인 노인의 조건은 누가 봐도 약자인 맹인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맹인 노인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영화는 앞부분에서 보여주었던 상황을 뒤집는다.
관객 역시 누가 더 나쁜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다가 결국 여자 주인공 록키에게 마음을 주게 된다. 이 영화에서 착한 사람은 없다. 돈을 훔치기 위해 남의 집에 들어가는 세 명의 청년들도 범죄자이고, 노약자로만 보이는 맹인도 알고보면 더 흉악한 범죄자였으니, 나쁜 놈들끼리의 싸움이었던 것이다.
단순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몇 개의 배경으로 인물들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영화적 클리셰이면서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아 보인다. 록키의 가정을 슬쩍 보여주면서 록키가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는-그것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상황을 설명하고, 맹인과의 싸움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고 있다.
한편, 맹인의 입장에서는 관객들의 보편적 상식-맹인은 장애인이고 장애인은 보통 악당이 아니라는-을 깨는 행동을 보여준다. 사고로 딸을 잃었지만, 딸을 죽인 여성을 납치해 임신시키는 따위의 악랄한 짓을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인간의 이중성과 악마성에 치를 떨게 된다.
공포영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삶의 이면과 복잡함, 인간 내면의 알 수 없는 악마성에 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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