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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Savaged

by 똥이아빠 2015.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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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Savaged

영화 제목을 보면, Savaged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Avenged가 오리지널 제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목의 차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데, 영화 내용을 보면 Avenged가 더 타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글 제목으로는 '흉폭'이라고 했는데, 이건 참 무식한 제목이다. '흉폭'이라고 쓴 것은 아마도 한문이 兇暴라고 쓰고, '흉'과 '폭'자를 그대로 쓰는 것으로 아는데, 실제로는 '흉포'라고 읽고 써야 한다. 이 단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서 이상하다. 

대개의 공포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도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청각장애가 있는 여주인공 조이는 남자 친구를 찾아가기 위해 남부 텍사스를 지나고 있었고, 우연히 쫓기고 있던 인디언을 발견하고 도와주려 한다. 하지만 인디언을 쫓던 백인들에 의해 잡히게 되고, 결국 살해당해 벌판에 버려진다. 그리고 마을 인디언 주술사가 조이를 발견하고 어떻게든 살려보려 한다.

백년 전, 백인들에 의해 살해당한 인디언 추장의 혼이 조이의 육체로 들어오게 되고, 인디언 추장과 조이는 함께 자신을 죽인 백인 살인자들에게 복수를 시작한다. 여기서, 현재에도 여전히 인디언을 죽이는 백인들의 조상이 바로 그 옛날 인디언 추장과 인디언을 몰살한 백인들의 후손이라는 것, 그 후손들이 여전히 죽은 인디언의 해골을 보관하고 있으며, 여전히 학살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학살 사건은 당사자들이 여전히 학살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가해자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상황이지만, 적어도 그 학살자들의 후손은 그 사건을 모르거나 알게 되면 잘못을 인정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인디언을 학살한 백인들과 그 후손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저지른 짓에 대해 후회하지도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떠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인디언을 학살하고 세운 미국이라는 나라가 인도네시아의 독재권력을 조종해 백만 명이 넘는 인도네시아 인민을 학살한 것 역시 그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일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타임즈'에서도 인도네시아의 학살에 대해 '자랑스럽다'고 썼으니 말이다.

이 영화는 B급 영화의 전형적 포맷을 따르고 있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다. 먼저, 주인공이 여성이면서 청각장애인이라는 것이 그렇다. 여성은 거의 모든 공포영화에서 피해자로 등장하지만 또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여성이 피해자인 것은, 당연히 남성우월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를 상징한다. 남성들의 폭력적인 행동이 여성에게 얼마나 큰 위협이 되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인디언들이 백인들에게 죽임을 당하는데, 이것은 이백년 전, 백인들이 아메리카에 들어와 인디언을 학살하고 멸절하려는 시기의 인디언 학살을 재현하고 있다. 
주인공 조이가 결국 살해당하고, 인디언 주술사에 의해 살아나는 것은 피해자인 조이와 인디언의 영혼을 되살리는 '시간의 되돌림'이다. 즉 역사를 잊지 않고, 백인의 범죄를 기억하려는 의도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복수. 복수는 언제나 통쾌하다. 죄를 저지른 나쁜 놈들이 처참하게 당하는 꼴을 보면서 답답한 응어리가 풀리는 듯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 칼에는 칼로 나쁜놈들을 응징해야 하는 현실이 비극적이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이 뉘우치고, 용서를 빈다면 이렇게까지 피해자들이 잔인해지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닐까. '피의 복수'를 부르는 것은, 가해자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용서를 빌지 않기 때문이다.

친일매국노, 수구반동집단, 어버이쓰레기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뻔뻔하게 가해자가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부르며, 억울한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현실을 보면, 용서나 자비 같은 단어보다는 '피의 응징'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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