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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The New World

by 똥이아빠 2015.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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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New World

1607년. 이 시기를 가장 잘 설명하는 내용은 단연코 하워드 진 교수가 쓴 '미국민중사' 1권의 앞부분이다.

<불을 피해 집밖으로 뛰쳐나온 사람(원주민)들은 칼로 난도질당했다. 몇 명은 도끼질에 온몸이 갈가리 찢어졌고 또 몇 명은 칼에 정통으로 찔렸으며, 재빨리 해치웠기 때문에 도망친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 한 번의 공격으로 약 400명을 해치운 것으로 생각됐다. 불길 속에서 인디언들이 튀겨지고 피가 냇물을 이뤄 불이 꺼지는 광경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으며 코를 찌르는 냄새 또한 오싹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희생을 치르면서도 승리는 감미로운 듯 보였고,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기적처럼 역사하시어 적들을 수중에 넣도록 해주시고 교만하고 무례한 적에 맞서 신속한 승리를 안겨주신 하나님께 기도를 올렸다. 그날 피쿼트족의 600여 영혼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였다.>

이것이 영국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붙이면서 보여준 일관된 모습이었다. 오로지 살육과 약탈, 강제노동, 노예화 등이 영국을 비롯한 당시 유럽 여러 나라들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저질렀던 범죄행위의 전부였다.

이 영화는 이 시기에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을 많은 부분 은폐, 축소하고 있다. 물론 영국인의 시각에서 원주민들의 삶과 문화가 결코 유럽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았음을 알리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역사의 본질-유럽의 아메리카 원주민의 대량 학살과 약탈-을 비켜가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상에도 불구하고 진실하지 않다.

무려 3시간 가까운 상영시간은 느리고 유장한 화면의 흐름이 지배한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는 두려움과 호기심을 보여주는 시각적 장치이기도 하다. 제목의 '새로운 세계'는 영화에서 두 가지 뜻을 갖는다. 하나는 영국인들이 자신들이 '발견했다'고 떠들어대는 대륙에 처음 발을 내딛는 것을 뜻하며, 다른 하나는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원주민 추장의 딸이 유럽(영국)으로 가서 새로운 문명을 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방향의 '새로운 세계'는 서로를 존중하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지만-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과 쿠바를 비롯한 인근 섬의 원주민들을 폭력으로 제압해 노예로 끌고간 것으로 시작되었다.
스페인, 영국 등에서 침략을 시작한 유럽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았고, 미개한 짐승처럼 대했다. 유럽의 아메리카 대륙 진출 초기부터 수 백만 명의 원주민이 학살당했고, 결국 우리가 말하는 인디언(이 단어도 잘못된 것이지만)은 대륙 전체에서 멸족의 단계에 이르고 있다.

테렌스 멜릭 감독은 미국의 역사를 꽤 낭만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그가 만일 '미국민중사'를 읽었다면 결코 이런 영화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은 역사적 사실을 구체적으로 그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사실에 가까운 현장을 복원하면서 영화를 만든 것으로 아는데, 백인에 의한 원주민의 멸족에 가까운 학살에 대해서는 외면하거나 침묵하는 듯 하다. 몹시 안타까운 현실이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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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초,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내디딘 영국의 탐험가이자 군인인 존 스미스는 인디언 포와탄 족의 공주 포카혼타스와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인디언들이 자신들의 땅에서 떠나지 않는 영국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스미스는 왕의 명령으로 영국으로 소환되기에 이른다. 그 사실을 모르는 포카혼타스는 스미스가 죽었다고 여기고, 결국 지속적인 청혼을 해오던 부유한 청년 실업가 존 롤프와 결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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