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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미스 슬로운

by 똥이아빠 2017.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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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 슬로운

영화는 쉽지 않다. 영화의 소재가 미국 워싱턴 정가의 로비스트를 다룬 것도 낯설고, 주인공 슬로운의 행동 역시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 영화는 거대한 복선을 깔고 있어서,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인공의 말과 행동을 따라가야 한다. 특히 이 영화는 대사가 매우 많고, 대사에도 복선이 깔려 있어서 인물들의 대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는 재미없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나같은 사람은 두 번은 봐야 겨우 이해할 듯 했다.

주인공 미스 슬로운은 놀랍도록 똑똑하고 자신의 일을 확실하게 처리하는 로비스트다. 그리고 그 슬로운이라는 인물을 냉정하고도 매력적으로 드러내는 배우가 제시카 차스테인이었다. 그동안 이 배우에 대해서는 그리 알고 있지 못했는데, 이 영화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제목처럼 슬로운이라는 로비스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국의 정가를 상징하는 워싱턴에서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슬로운은 여러 나라의 정부를 대표해 미국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하거나, 미국 국내의 기업을 대표해 미국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하는 것이 직업인 인물이다.

그는 늘 로비에 성공하는 유능한 인물이고, 로비스트를 기용하는 회사에서는 그의 탁월한 능력을 높게 사고 있다. 그런 그에게 총기 휴대 규제 법안인 히튼-해리슨 법안을 막아달라는 무기제조업자의 제안을 받는다. 슬로운의 인간됨을 볼 수 있는 장면이 바로 이 지점인데,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 능력을 갖추고,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총기 규제 법안을 저지해 오던 무기업자들로서는 슬로운의 탁월한 능력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기꺼이 막대한 돈을 내놓을 의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슬로운은 그것이 부도덕하고 반사회적이라는 이유로 그 자리에서 단호하게 거절한다. 그 사실이 어떻게 밖으로 알려졌는지 알 수 없지만, 슬로운이 퇴근하는 길에 히튼-해리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로비를 하는 반대쪽 로비업체의 대표를 만나게 되고, 슬로운은 다음 날, 자신의 팀원을 모두 이끌고 회사를 옮긴다.

슬로운은 히튼-해리슨 법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로비를 시작하는데, 그 과정이 스릴러다. 이 영화에서 슬로운이 젠더로서의 '여성'이라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이 장점이든, 단점이든 성별에 따른 이익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독특했다. 오로지 자신의 능력만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전문가의 모습이 거기에 있고, 매우 복잡한 관계 속에서 속고 속이는 날카로운 계산이 놀랍기만 하다.

슬로운은 기업에서 냉혹하고 무섭지만 능력있는 상사에 비교할 수 있겠다. 그의 팀은 혹독하게 훈련을 받고, 슬로운의 다그침에 늘 힘들어 하지만, 그에 걸맞는 대우와 능력을 키워주고,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 한 믿음을 주는 인물이다. 
착하고 무능한 상사보다 냉혹하지만 유능한 상사가 더 낫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은 사회생활을 할 때, 인간적인 면보다는 능력과 실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슬로운은 돈과 권력을 막강하게 휘두르는 대기업을 상대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그 자신까지도 미끼로 내놓는다.

쏟아지는 대사와 복선과 반전, 냉정하지만 이성적인 논리와 치밀한 계산이 들어 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꽤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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