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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기록/집짓기 관리

20년 만에 만드는 울타리

by 똥이아빠 2024. 5. 18.

집 지을 때, 현관 앞 공간은 평범한 잔디밭 마당이었다. 집 지을 돈이 부족해서 집 건물 외 마당을 꾸미지 못한 점도 있지만, 이때는 별다른 아이디어도 없었고, 가능한 있는 그대로, 많이 꾸미지 않고 살기로 생각했었다.

시골에서 단독주택에 살아 본 경험이 없어서 모든 것이 시행착오였고, 자연의 변화와 변수를 전혀 생각하지 못한 건 우리 잘못이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마당에는 온갖 풀이 자라는데, 이게 여간 신경 쓰이고 골치 아픈 존재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2005년, 집 짓고 아무 것도 없었던 현관 앞 마당 상태.

결국 2년이 지나고, 2007년에 현관 앞 공간에 데크를 놓았다. 이때 데크 공사는 목조 주택을 짓는 전문가이자 한 마을에 사는 이웃의 도움을 받았고, 모든 자재는 방부 구조목을 썼다.

2007년, 데크 공사를 하다. 방부 구조목으로 기초 틀을 만들었다.
2007년, 완성한 데크

처음 데크를 놓았을 때, 이 공간이 이렇게 넓고 훌륭한 공간인줄 몰랐다가 깜짝 놀랐다. 사실, 이때 울타리를 만들었어야 했다. 이때도 데크만 놓고 울타리 공사를 할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그건 우리가 시골에 정착하면서, 처음부터 담장 또는 울타리를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외지(주로 도시)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집을 지으면, 거의 예외 없이 담장 또는 울타리를 높게 올리는 걸 보면서,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방해하는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지나치지만 않으면 적당한 높이, 크기의 울타리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2007년, 데크에 오일스테인을 발랐다.

2007년에 공사한 데크는 담장 없이 잘 쓰다가 2023년, 그러니까 16년 동안 쓰다 리모델링했다. 방부 구조목으로 만든 데크는 보통 2년마다 오일스테인을 발라주어야 하는데, 나는 몇 번 바르지 않고 그냥 썼다. 그래서인지 16년이 지나면서 데크 상판이 삭아서 부서지기 시작했다.

결국 2023년, 데크 리모델링을 했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시공했는데, 일을 도와주신 이웃이 있어 더 쉽고, 재미있게 리모델링을 했다. 현관 앞 데크는 물론, 마당에 있는 데크도 함께 상판만 전부 바꿨다. 상판 아래 구조목은 아직 쓸만하다고 판단해서 보강만 했고, 상판은 방부 구조목이 아닌, 새로 나온 자재를 섰다.

합성 데크인데, 가장 큰 장점은 정기적으로 오일스테인을 발라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이 상판 교체 작업은 나와 이웃 사는 분, 둘이 천천히 했는데, 꽤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이 합성 데크목은 예전처럼 나사못을 박는 방식이 아니고, 클립을 끼워서 조립하는 방식이라 못이 보이지 않아 깔끔하다.

2023년, 상판을 합성 데크목으로 바꾸는 공사를 했다.

2024년, 현관 앞 데크 공간에 울타리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20년 동안 별 문제 없이 살았는데, 갑작스럽게 울타리를 세우겠다고 결심할 때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걸로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다만, 현관 앞 공간이 너무 심하게 열려 있어서 우리 가족의 사생활이 가감 없이 드러나는 게 조금 부담스럽긴 했다.

울타리에 필요한 자재를 구입했다.

현관 앞 울타리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구입해서 쌓아두었다.

울타리를 세울 현관 앞 데크 공간. 사방으로 완벽하게 열려 있어서 오히려 부담스럽다.

현관 앞 데크에서 뒤쪽 공간은 빈 터인데, 그 뒤로 높은 축대와 주택이 있어 우리집이 훤하게 내려다 보인다.

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보면 우리집 현관 앞 데크와 현관이 이렇게 다 보인다.

현관 데크 난간 공사 시작. 엊그제 필요한 자재를 받고, 어제는 아르바이트 하느라 시작을 못하고, 오늘 본격 시작했다. 집 짓고 20년 동안 사방이 다 열린, 경계 없는 집에서 살았는데, 이제 현관 앞 데크 부분을 돌아가며 높이 1.2미터 높이의 담장을 두르는 공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선뜻 담장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보다는 기술적 문제였다. 데크를 놓을 때, 동시에 담장 공사를 했다면 훨씬 쉽고 편하게 담장을 두를 수 있었는데, 작년에 데크 공사를 새롭게 하고, 다시 담장을 두르려니 가장 큰 고민은 담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튼튼하게 기둥을 세우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각파이프와 타공판(철판)으로 공사를 하려고 많이 알아봤는데, 최종 결정은 아내가 제안한 방식이었다. 작년에 우리집 외벽 공사를 한 재료(하이클래딩)로 담장을 꾸미면 어떻겠냐는 의견이었고, 생각해 보니,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판단했다.
문제는, 난간 기둥을 얼마나 튼튼하게 세울 수 있는가였고, 오늘 공사를 시작한 이후에도 이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기둥은 4*4 목재를 쓰는데, 데크 바닥에 세우려면 전용 베이스를 써야 한다. 처음에는 베이스에 75mm 나사못 두 개만 박았는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확인했고, 고민을 하다 여기저기 전문가들에게 전화를 해서 보강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렇게 베이스를 보강하고, 난간이 시작하는 곳에서 흔들림을 잡는 보강 작업을 통해 기둥들이 튼튼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만들었다.
점심은 엊그제 보리밥을 먹었던 식당에서 점심 메뉴로만 내는 부대찌개를 먹었다. 부대찌개 메뉴는 주로 일하는 분들이 많이 찾는 메뉴로, 서종면의 많은 식당에서는 노동자를 위한 점심 메뉴로 부대찌개를 내는 곳이 많다.
부대찌개에는 라면사리를 넣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우리도 라면사리를 넣고, 찌개를 밥에 넣어 비벼 먹었다.
난간 만들기는 데크 공사처럼 자재만 구입해서 우리가 직접 작업을 하는데, 이걸 업체에 맡기면 그 비용이 꽤 많이 나올 걸로 짐작한다. 작업이 간단해 보여도 의외로 까다롭고, 시간도 꽤 걸리는 일이라 자재비는 물론,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니 자재비보다 인건비가 훨씬 많아지는 구조가 된다.
이런 공사를 직접 할 수 있는 건 다행이고, 좋은 이웃이 있어 가능하다. 내가 인생을 잘못 살 지 않은 것 같아 감사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현관 앞 데크에서 울타리 만드는 작업. 울타리가 흔들리지 않고, 튼튼하게 서 있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만들면서 실감한다. 콘크리트 기초를 땅에 박고, 그 위에 4*4 기둥을 세우면 튼튼한데, 이미 만든 데크 위에 기둥을 세우려니 아무래도 뿌리가 없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작업한 결과는 꽤 훌륭해서, 난간의 흔들림을 거의 잡았다.
점심은 중미산 넘어가서 막국수와 수육을 먹었다. 이 식당도 오랜만에 갔는데, 그 사이 식탁마다 키오스크가 설치되었고, 여기서 주문하고 결재까지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막국수 메뉴에서 '들기름 막국수'가 새로 추가되었다. '들기름 막국수'가 엄청 유행하고 있어서 추가한 걸로 보이는데, 이 식당의 핵심 메뉴는 비빔막국수다. 1천원을 추가하면 막국수 양을 많은 걸로 선택할 수 있다.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맛은 괜찮았다. 다만 이 식당도 음식값이 꽤 올랐다. 모든 음식값이 다오르고 있으니 당연한데, 막국수 한 그릇 값으로는 조금 비싸다고 생각한다. 막국수는 말 그대로 서민들이 막 먹는 국수인데, 이 음식이 이제는 고급으로 바뀌었다.
울타리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는데, 꼼꼼하고 완벽하게 일하시는 한선생님 덕분에 시행착오가 거의 없어서 조금 느려도 마무리는 확실하게 되고 있다.
그동안 데크 공사나 울타리 공사 등을 조금씩 꾸준히 해서인지 우리도 모르게 실력이 좀 늘었다는 느낌이다.

울타리 구조를 만들고, 외벽 자재인 '하이클래딩'을 견본으로 만들어 붙여봤다. 이 자재(하이클래딩)은 작년에 우리집 외벽 교체 공사를 하면서 바꾼 자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건물 외벽과 울타리 외벽이 같은 자재로 보이는 장점이 있다.

어제에 이어 울타리 작업. 거의 실수 없이 작업을 이어가서 예상보다 조금 빠르게 울타리 골격 작업을 마쳤다.
점심은 자주 가는 식당에서 부대찌개를 먹었다. 이 식당에서는 늘 정식 백반만 먹었는데, 부대찌개는 처음이다. 많은 식당에서 부대찌개를 메뉴로 내는데, 이건 점심 때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다.
우리는 부대찌개에 라면 사리를 두 개 주문해서 넣어 먹었다. 부대찌개에는 역시 라면이 들어가야 맛있다.
점심 먹고 문호리 페인트 판매점에서 오일스테인을 구입해 올라와서 오후에는 울타리에 오일 스테인을 발랐다. 바깥쪽 외장재 작업을 하기 전에, 나무 전체에 오일 스테인을 바르는 건 나무의 수명도 늘리고 울타리 색을 맞추는 목적도 있다.
작업 중간 중간 쉬면서 커피도 마시고, 얼음 넣은 콜라도 마시고, 급하지 않게 작업했는데, 날씨는 화창하고, 바람은 시원했다. 봄날이면서 초여름 같은 햇살이라 조금 덥긴했어도 울타리를 조금씩 완성해 가는 과정이 즐겁고, 완공하고, 그 공간에서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을 놓고 커피 마실 생각을 하니 몸은 조금 피곤해도 마음이 즐겁다.

오늘도 아침부터 울타리 작업. 울타리 틀 작업은 어제 오전에 끝냈고, 어제 오후부터 오늘까지 내내 외벽 붙이는 작업을 했다. 외벽 작업이 쉬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변수가 발생하면서 속도가 생각보다 조금 더디다.
점심은 우리 마을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는데, 오늘은 마을 인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우리가 갔을 때 이미 한바탕 식사가 끝나서 치우지 못한 밥상이 가득했고, 조금 기다려서야 자리에 앉았다.
이 식당은 점심 때 백반을 내는데, 메뉴는 날마다 바뀐다. 오늘은 고등어조림과 우렁이된장국이었다.
어제 오후부터 새벽까지 세차게 퍼붓던 봄비가 그치고, 오늘은 온종일 파란 하늘이 눈부시다.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은 일 년에 몇 번 볼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하게 밝고 아름다운 하늘이다.
마을 앞을 흐르는 개울도 물이 불어 상쾌하게 흐르고, 바람은 시원하고 상쾌하다. 자연은 아름다운데, 인간 세상은 그렇지 않아 유감이다.

오늘 울타리 작업을 '일단' 마쳤다. 집 짓고 살면서 20년 동안 사방이 완전히 트인 곳에서 살았는데, 살면서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담장을 두르면 아늑할 건 분명한데, 이웃과 거리가 생길까 싶어 담을 두를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현관 앞 데크에만 울타리를 한 건 우리도 우리지만, 이웃들의 입장도 고려했다.
울타리를 세우고 보니, 현관 앞 데크 공간이 꽤 아늑하고 쓸모가 많은 공간으로 새롭게 나타났다. 이제 언제든 마음대로 현관 앞 데크를 쓸 수 있고, 이웃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어 자유롭고, 공간을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쓸모가 많아졌다.
오전에 일 마치고 점심은 중미산 넘어 옥천면에서 '옥천냉면'을 먹었다. 옥천면에는 냉면 전문 식당이 꽤 많은데, 오늘 간 식당이 그나마 괜찮다.
다만 냉면의 면은 메밀이 아니고, 전분이 들어간 면이어서 약간 쫄깃거린다. 냉면과 함께 완자와 수육을 주문하면 좋다. 막국수에도 수육을 곁들이는데, 냉면에 수육과 완자는 어쩌면 필수다. 특히 옥천면의 냉면 식당들에는 완자가 독특한데, 요즘은 값이 많이 올라서 완자와 수육을 반반씩 주문할 수 있도록 메뉴가 있다.
이 식당은 이제 3대 째인데, 평양냉면을 지향하고 있다. 맛은 무난하고, 완자와 수육이 있으면 먹을만 하다.

도로에서 본 울타리. 하이클래딩 자재는 우리집 정면의 외벽과 같은 자재여서 통일감이 있다.

울타리를 세우자 안쪽 공간이 아늑하고, 훨씬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5월 18일, 오전에 울타리 외벽 공사를 마치고, 마당 정원등 공사도 끝냈다. 데크 공사를 하느라 정원등을 빼놓기도 했고, 전기가 끊기고, 바람에 쓰러진 정원등이 여럿 있어서 그동안 마당에 불을 제대로 켜지 못하고 살았다. 

오늘 울타리를 완성하고 나서, 작심하고 정원등을 전부 점검하고, 끊긴 전기선을 잇고, 쓰러진 정원등을 바로 세웠다. 정원등 전용 차단기를 올리고, 스위치를 올리니 10개 모두 불이 들어왔다. 이제 마당에 불이 환하게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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