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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극비수사

by 똥이아빠 2015. 7. 24.



<영화> 극비수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하지만, 사실 대단히 '영화적'인 내용이다. 오히려 이런 내용이 현실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공형사와 김도사는 실제 인물이고, 공형사가 쓴 책을 바탕으로 했으니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것은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주 특별한 경우, 사주를 통해 인간의 운명을 알 수 있다는 말이 되는데, 대체 인간의 능력 또는 불가사의한 경험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의 경우 유령이니 흡혈귀니 하는 잡다한 미신들을 많이 믿고,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도 이런 종류의 미신은 수두룩하다.
사실, 지금 우리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불가사의한 현상들을 모두 '미신'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신'의 존재를 믿자거나, 귀신이나 유령의 존재를 인정하자는 말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 가운데 여전히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어떤 현상들이 밝혀지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현상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이 '텔레파시'인데, 동양에서는 흔히 '기'라고 말하는 것으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같은 생각, 느낌을 동시에 감응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영화에서는 한 사람의 이름, 생년월일 등으로 그 사람의 운명을 예언한다. 사람의 생사를 가늠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것은 분명 '운명론'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기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은 곧바로 '유신' 즉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신에게 자신이 삶과 운명을 맡기는 쪽으로 옮겨가게 된다.
하지만 운명론은 사람의 의지를 꺾고, 계급사회를 가능케 하는 지배권력의 논리다. 종교가 존재하는 이유 역시 아주 오래 전부터 지배권력의 도구로 종교가 쓰였고, 종교는 민중을 나약한 존재로 타락시켰다.
민중은 대개 어리석다. 민중의 건강성은 자신의 노동과 그 결과물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지배자는 처음에는 폭력으로, 그 다음에는 주술과 예언으로 민중을 타락시킨다. 문자와 다양한 의식과 제례는 권력집단의 지배도구로 쓰였다.
인간의 미개함은 현대문명 사회에서도 여전하다. 기술문명은 분명 발달했고, 인간의 이성도 많이 깨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인간은 미개하다. 고대사회의 유물인 '신'을 믿는 행위부터, 온갖 주술과 기복과 미신들은 인간의 미개함이 인간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영화처럼, 사주를 통해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는 우리가 쌓아 올린 과학적 방법과 근거들을 모두 부정하게 된다. 이런 기이한 사건은 아주 예외적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설령 김도사의 예언이 전적으로 '사주풀이'를 통해 이루어졌다 해도, 그것은 아주 극히 희박한 확률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 태도다.
영화는 재미있게 만들었다. 뻔한 이야기로 흐를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긴장과 스릴을 유지했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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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부산에서 일어난 실제 이야기
한 아이가 유괴된 후, 수사가 시작되고 아이 부모의 특별 요청으로 담당이 된 공길용 형사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극비 수사를 진행하기로 한다. 한편, 가족들은 유명한 점술집을 돌아다니며 아이의 생사여부를 확인하지만 이미 아이가 죽었다는 절망적인 답만 듣게 되고, 마지막으로 도사 김중산을 찾아간다. 
“분명히 살아 있습니다”

아이의 사주를 풀어보던 김도사는 아직 아이가 살아있고, 보름 째 되는 날 범인으로부터 첫 연락이 온다고 확신한다. 보름째 되는 날, 김도사의 말대로 연락이 오고, 범인이 보낸 단서로 아이가 살아있음을 확신한 공형사는 김도사의 말을 믿게 된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수사는 진전되지 않고, 모두가 아이의 생사 보다 범인 찾기에 혈안이 된 상황 속에 공형사와 김도사 두 사람만이 아이를 살리기 위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는데…('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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