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도
젊은 감독의 초기 작품으로는 잘 만들었다. 별 세 개.
'영도'는 중의적 표현이다. 지명으로의 '영도', 주인공 이름인 '영도', 그리고 이 영화를 상징하는 제목처럼 '그림자 섬'이라는 뜻도 있다.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늘 비난과 조롱과 감시의 대상이었다.
아버지가 살인자라면 자식도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은 흔히 연좌제를 떠올린다. 짓지도 않은 죄 때문에 불행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면, 그것은 날벼락이고 천형이며 잔인한 음모와 같다.
흔히 '운명의 굴레'라는 말처럼, 자신이 놓여 있는 환경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은 단지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끈질긴 무엇인가가 있는 듯 보인다.
아버지의 죄를 대신 짊어진-헐, 이건 '예수' 아닌가?-아들의 대속, 현실에서 과연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는 자책과 원망으로 결국 삶을 불행하게 마감하는 주인공은, 적어도 일관성 있는 행보를 보여주었다.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우울하고 참담한 것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감독의 의도로 보인다.
어줍잖은 희망이나 싸구려 감상을 개입하지 않겠다는 연출 의도는 높이 살만하다. 주인공의 어린 자아가 지켜보는 장면들 역시 과거의 시간을 돌이키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주인공의 모습을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만 스토리에서 약간의 작위적인 내용이 보이고, 흐름이 조금 끊기는 부분이 있거나, 인물들과의 관계-특히 피해자의 딸과의 관계-에서 맥락이 사라지는 것이 조금 아쉽다. 그러고 보니 영화 '똥파리'가 떠오른다.
강렬한 이미지와 파격적인 행동을 보여 준 '똥파리'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이 영화는 강렬하면서도 애절한 느낌이다. 비극적 결말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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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충격에 몰아넣은 극악무도한 연쇄 살인 사건, 그 사건의 중심이었던 살인마가 체포되는 순간 내 인생은 무너졌다… 세상의 모든 원망과 질시, 복수와 증오가 나를 향했고, 지금 내 곁에는 나를 죽이고 내 심장을 가져가겠다는 한 여인이 찾아왔다. 나는… 연쇄 살인마의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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