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절한 가정부
<피해자들>을 연출한 노진수 감독 작품. 아이디어는 괜찮다. 다만 이 영화도 필요 이상의 섹스씬과 긴장감 없는 연출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시나리오만으로만 본다면, 주인공 상수가 좋아하는 노래방 도우미와 가사도우미 리얼봇 핑키가 서로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좋았겠다.
상수와의 관계에서 노래방 도우미와 리얼봇 핑키의 세계는 완전히 단절되어 있다. 따라서 영화는 두 개의 이야기가 각각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 긴장감이 사라진 것도 단점 가운데 하나다. 리얼봇 핑키의 역할은 뒷부분에 나오는데, 일종의 반전이지만, 처음부터 그런 반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반전보다는 오히려 긴장감을 살리는 편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테면 상수가 짝사랑하는 노래방 도우미와 집에 함께 들어오도록 만들고, 노래방 도우미와 핑키의 긴장감을 키우는 것과, 핑키가 상수의 집을 구석구석 뒤지는 장면에서 긴장감을 증폭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긴장감을 키우는 대신 조금 편하게 섹스씬을 많이 넣은 것이 영화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했다고 본다. 감독이 어떤 의도로 섹스씬을 많이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에서 섹스씬을 많이 넣는 것이 옛날처럼 사람들의 관심과 호감을 얻는 시대는 지났다.
또한 노래방 도우미의 개인적인 비애를 단순하게 처리한 것도 아쉬웠다. 노래방 도우미의 개인사와 함께 단지 자신이 '성노리개'에 불과하다는 참담함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노래방 도우미를 할 수밖에 없는사연-부모가 진 빚을 대신 갚는다든가, 부모에게 팔렸다든가-과 함께 조폭에게 사채빚에 시달리는 강렬한 장면을 더 넣었어야 하지 않을까.
뉴질랜드에서 살고 싶은 꿈을 꾸며,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주인공 상수는 돈을 모아서 집에 보관하고 있는데, 이것도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게다가 상수처럼 가난한 사람의 돈을 빼내려는 사기꾼의 수준이라면, 상수의 정신상태가 조금은 덜 떨어져야만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조금 더 세련되고 긴장감 있는 시나리오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별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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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에 5개 알바는 기본인 상수는 어느 날, 집으로 배달되어 온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리얼봇 ‘핑키’를 만난다. 매일 계속되는 알바로 집안 일에는 신경도 못 썼던 상수에게 핑키는 그 누구보다 고마운 살림꾼으로 집안일을 알아서 척척 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알바에 지쳐 늦은 시간 집에 돌아온 상수는 그 어떤 여자보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핑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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