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딸
영화로 만들기 보다는 TV 단막드라마로 만들어야 할 정도의 내용. 결국 막장 드라마. 이런 내용을 아무리 아름답게 치장하고 미장센으로 꾸민들, 훌륭한 영화가 되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이 영화를 만든 제작진이 1993년에 만든 '피아노'를 만든 제작진이라고 소개하는 건 홍보를 위해 어쩔 수 없지만, '피아노'를 본 관객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피아노'도 난해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작품성은 인정 받았지만 흥행에는 철저하게 실패한 영화였다.
따라서 이 영화도 작품의 완성도에 퍽 신경을 쓴 것으로 생각하지만, 과연 작품성과 흥행 모두를 생각하고 만들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재미 없다. 영화가 재미 있고, 없고는 오로지 보는 사람의 주관적 관점이지만, 그런 개인 관객이 모여 '다수의 관객'이 영화를 평가하면 그건 '여론'이 된다.
이 영화는 거의 끝무렵까지 지루하게 이어진다. 제재소가 문을 닫고, 마을은 충격에 휩싸이고, 그 와중에 제재소 사장은 35살이나 아래인 여성과 결혼을 한다고 가족을 불러 모은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막 공장 문을 닫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제재소 사장인 헨리는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돈이 많아서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일까?
반면 지역에서 사람들이 취업을 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기업이 제재소였는데, 그 제재소가 문을 닫자 노동자로 일하던 지역 주민들의 실망과 원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 와중에 제재소 사장인 헨리와 제재소에서 노동자로 일하던 올리버, 그리고 헨리의 아들이자 올리버의 친구인 크리스천이 등장하면서 갈등이 발생한다.
영화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하기 위해 90%의 시간을 별다른 이야기 없이 그저 흘러가도록 만들고, 마지막 장면에서 충격을 주려했던 것은 영화 '피아노'와 비슷하다. 그래서 퍽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느낌이 든다.
암울한 내용의 영화가 곧 재미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도 좋지만, 암울하게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그 재미라는 것이 영화의 장르에 따라 다르지만, 이렇게 암울한 영화라면 암울한 대로의 드라마틱한 재미가 있어야 할 것인데, 올리버의 딸 헤드빅의 출생의 비밀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이렇다 할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이야기의 구조가 단조로워서 영화의 길이도 짧을 수밖에 없고, 등장인물들의 갈등 구조도 단순하기 때문에 관객이 드라마틱한 흐름을 느끼기 어렵게 된다. 게다가 노동자이자 10대의 딸을 둔 아버지 올리버가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는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감정적 반응을 보일 수는 있지만, 나이도 먹을만큼 먹고, 더구나 딸이 10대 청소년인데, 아버지로서 저렇게 밖에 반응하지 못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10대 청소년이나 할 법한 유치하고 철없는 행동이 아니던가.
그럼 점에서도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억지스럽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를 보다 > 유럽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무한대를 본 남자 (0) | 2017.03.02 |
---|---|
[영화] 단지 세상의 끝 (0) | 2017.02.24 |
[영화] Lion (0) | 2017.02.22 |
[영화] 디 아워스 (0) | 2017.02.14 |
[영화] 칠드런 오브 맨 (0) | 2017.02.05 |
[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0) | 2017.01.30 |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0) | 2017.01.17 |
[영화] 탱크 432 (0) | 2016.11.22 |
최후의 Z (0) | 2016.11.10 |
<영화> saul fia 사울의 아들 (0) | 2016.09.19 |